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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잃어버린 10년'과 미래 10년 [thebell desk]

김현동 기자공개 2017-09-15 10:32:41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5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자는 5년 전 KB국민은행의 처지를 ‘잃어버린 10년'으로 진단했다. 동시에 리딩뱅크의 DNA를 복원할 수 있는 리더십을 주문했다(☞국민은행의 ‘잃어버린 10년' 2012-5-10).

2014년 11월 선임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리딩금융그룹 위상 회복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삼았다. 비은행그룹을 보충·육성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취임사에서 윤 회장은 "KB만의 장점을 살리고 성공DNA를 다시 일깨우겠다"고 강조했다. 변화도 꾀했다. 영업현장 중심으로 조직 체계를 개편했다. 영업 전략에서는 소호(SOHO)·중소기업과 자산관리 분야의 역량을 키웠다.

비은행그룹 강화를 위해서는 과감한 M&A에 나섰다. 취임 첫 해 옛 LIG손해보험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옛 현대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과 합쳐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해 들어서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은행-증권-보험의 완벽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것이다.

2012년 말부터 신한지주에 뒤쳐졌던 KB금융지주 주가는 2017년 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실질적인 기업가치를 표시하는 시가총액에서도 신한지주를 넘어섰다. 순이익 규모는 간발의 차이다. 올 연말에는 KB금융그룹의 리딩금융그룹 복귀가 확실시된다.

‘잃어버린 10년'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KB금융은 지금껏 겪어 보지 못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낙하산 반대'를 외치던 노동조합이 ‘연임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채널 갈등이나 경영의 비효율, 낙하산 인사, 전문성 부족도 아니다. 노조가 문제삼고 있는 것은 리더십 부족이다. 경영 성과를 위해 직원을 닦달한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잃어버린 10년'을 넘어서서 다가올 10년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윤 회장은 다가올 10년을 대비하기 위해 "'종합서비스 역량'이 금융인의 필수 조건"이라고 했다. 올해 들어서는 ‘디지털 에이스'를 주문했다. KB금융의 미래 10년에 대한 고민이다. 이런 고민은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창립 16주년 기념사에서 ‘2020 프로젝트'를 밝혔다. "금융산업의 근본적 변화와 생존을 위한 파괴적 혁신"을 요구했다.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한 주체가 KB금융그룹의 (임)직원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 과정에서 (임)직원을 이끈 윤 회장의 리더십은 절대 과소평가될 수 없다. 황영기-강정원-어윤대-임영록으로 이어졌던 낙하산 경영의 고리를 잘라냈다.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로 대변되는 과거 부실을 털어냈다. 누구도 할 수 없다던 통합사옥 문제도 해결했다. 과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때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누가 윤 회장에게 리더십 부족을 물을 수 있을까.

비판세력으로서의 노조는 분명 필요하다. 윤 회장도 노조를 한 가족이자 끌어안고 갈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노조가 현실을 외면하고 조직 이기주의에 빠져 반대 투쟁에만 몰두한다면, KB금융의 미래 10년은 누가 책임져야 하나. ‘내정자 길들이기'로 양보를 받아내려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노조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줄 때 든든한 동반자로 거듭 날 수 있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의 고민과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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