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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성과보수형 펀드, 존재감 '미미' [Fund Watch] 업계 "예견된 결과…보여주기식 정책"

김슬기 기자공개 2018-03-21 08:36:45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6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이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허용했던 공모 성과보수형 펀드의 인기가 시들하다. 올 들어 자금유입이 40억원에도 못 미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공모추가형 펀드의 경우 현실적으로 성과보수 도입이 어렵다'는 현실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정책을 시행한 결과라고 밝혔다. 상품을 내놓는데 급급해 펀드 자체의 상품성도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16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성과보수 펀드 총 12종의 전체 운용규모는 46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자금유입은 총 35억원에 불과했다.

성과보수형 펀드

성과보수 펀드는 과거 몇 년간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데도 불구하고 운용사가 보수를 수취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이 지난해 5월에 도입한 대응책이었다. 이 펀드는 기본 운용보수를 낮게 하고 펀드 수익률이 목표치를 초과하면 수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보수로 받는 상품이다.

이 중 가장 운용 규모가 큰 상품은 '삼성글로벌ETF로테이션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으로 운용규모가 197억원이다. '신영마라톤중소형주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주식)', '트러스톤정정당당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 등이 각각 83억원, 67억원으로 집계됐다.

운용규모 상위 3개 펀드를 제외하면 나머지 펀드의 운용규모는 소규모펀드에 해당할 정도로 규모가 미미했다. '한국투자에셋클래스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은 운용규모가 1500만원으로 가장 규모가 작았다. '미래에셋배당과인컴30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 'DGB똑똑중소형주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도 운용규모가 각각 1억300만원, 7800만원에 불과했다.

수익률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을 살펴보면 펀드 수익률이 동일유형 평균수익률을 상회하는 펀드는 2개에 불과했다. '대신로보어드바이저자산배분성과보수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의 누적수익률은 4.69%로 유형평균 수익률(3.42%)을 1.27%포인트 상회했다. 삼성글로벌ETF로테이션성과보수 펀드는 4.10%로 0.33%포인트 더 높았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성과보수형 펀드 라인업이 4개로 가장 많았으나 수익률은 좋지 않았다. '에셋플러스알파로보코리아그로스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1-2(주식)'은 누적수익률 마이너스(-) 9.15%를 기록, 일반주식형 평균 수익률(4.31%)를 13.46%포인트 하회하는 수준이었다. '에셋플러스알파로보코리아인컴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1-2(주식)'은 누적수익률 -2.52%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성과보수 펀드 도입 자체가 공모펀드 시장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양질의 상품을 출시할 유인이 별로 없고, 판매사 입장에서는 고객 개개인별로 성과보수 측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성과보수에 대해 이해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투자자는 펀드의 일부 환매가 되지 않는다는 불편함이 있을 뿐더러 장기간 투자할 경우 기존 펀드보다 보수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펀드 수익률이지 초기에 낮은 수수료를 받는다는 게 투자 유인이 되지 않는다"며 "사모펀드의 경우 폐쇄형이기 때문에 성과보수를 측정하기 수월하지만 공모추가형 펀드의 경우에는 책정 자체가 어려워 판매를 꺼려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시중 판매사 관계자는 "당초 성과보수 펀드를 도입할 때 금융투자협회가 업계와 금융당국 중간에서 현실성있는 제도인지에 대해 조율을 했어야 했는데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무작정 빨리 펀드를 내놓으라고 하니 운용사에서는 '보여주기식'으로 경쟁력이 없는 펀드를 상품으로 내놨고, 판매사는 기존 일반 펀드 대비 상품매력도가 떨어져 팔 유인이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도입 초기부터 성과보수 펀드가 시장에 잘 안착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지난해 금융당국은 일반 공모펀드 전체를 성과보수형으로 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지금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앞으로 성과보수 펀드 도입을 주장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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