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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서 신약 성공…韓 투자자와 나눌 것 [thebell interview]美 제노스코 고종성 대표, 1.4조 레이저티닙 대박…한국 IPO로 임상 재원 마련

서은내 기자공개 2019-02-13 08:15:44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2일 10: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 Logo 앞
신약개발 1세대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
"IPO로 제2, 제3의 레이저티닙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한국 신약 개발 1세대 고종성 박사가 미국으로 건너가 바이오벤처 '제노스코'를 창업한 지 10년만에 국내에서 기업 상장을 추진한다. 제노스코는 최근 유한양행에 넘긴 비소세포폐암 치료물질 '레이저티닙'으로 대박 결실을 맺었다.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는 11일 더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건초도 해가 비출 때 말리라는 속담처럼 기회가 왔으니 가급적 단기간에 상장을 마무리하고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 필요한 자금을 빨리 마련하는 게 목표"라며 "주관사가 선정되는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해 IPO 방식을 결정하고 상장 일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제노스코는 면역항암제 및 차세대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모회사 오스코텍과 공동 개발 중인 류마티즘 관절염 및 급성백혈병 치료 신약파이프라인도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급성백혈병 치료제는 최근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 지정도 받았다. 고 대표는 "단독 개발하는 면역항암제 프로젝트는 올해 전임상에 본격 들어간다"며 "오스코텍과 공동개발하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는 2020년 경 미국 임상2상 POC가 나올 예정이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3상은 라이센스아웃으로 큰 기업에 맡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노스코 상장 추진은 그간 투자자들에 대한 보답의 성격도 있다. 제노스코의 주요 투자자는 모회사인 오스코텍과 유한양행이다. 오스코텍은 제노스코가 처음 미국에 설립될 때부터 초기 자본을 댄 곳이다. 고 대표는 "오스코텍 김정근 대표는 서울대 학생 시절부터 함께 한 오랜 지인"이라며 "돈을 버는 것 보다 과학을 통해 환자를 치료한다는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 레이저티닙 성공 뒤 숨은 드림팀…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속도전 '쿵짝'

제노스코는 올해 10주년 기념행사를 했다. 현재 연구원 8명과 사업개발 지원 등 총 11명이 전부다. 소수 인원으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제노스코는 보스턴지역의 광범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이곳 한인제약바이오 업계 사람들이 제노스코 사무실에 모여 조그만 사랑방 형태로 '디너앤런' 모임도 시작했다. 디너앤런은 함께 지식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모임으로서 최근 국내 바이오벤처 업계에서 정기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혁신신약살롱'의 모태가 됐다.

고 대표는 "전세계에서 FDA허가를 받은 의약품의 30%가 이곳 보스턴에서 나오고 있다"며 "5마일 내에 자본, 기술, 아카데미, 벤처가 모두 모여 있어 신약개발 에코시스템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회사내 공간이 좁아 MIT공대에 있는 스타터센터로 장소를 옮겼다"며 "의사, 투자자, 연구원 등 다양한 소속의 사람들이 60여명씩 참석해 교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협력, 원포인트 레슨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제노스코는 유한양행에 넘긴 레이저티닙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얀센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되면서 창업 후 처음 큰 수익을 거뒀다. 세금 등을 제하고 제노스코가 받은 초기 업프론트 수익은 약 1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고 대표는 레이저티닙의 성공에 대해 "복된 사람들이 만나 벤처와 기업이 협력한 결과물"이라고 표현하면서 "신약 개발의 각 단계별 적임자들의 역할이 돋보였다"고 전했다.

레이저티닙이 얀센에 기술수출되기 까지 숨어있는 드림팀의 역할이 있었다. 먼저 제노스코와 모회사 오스코텍이 함께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우수한 물질을 발굴한 게 첫 단추였다. 유한양행이 속도감있게 개발과 임상을 이어받아 헌신적인 노력을 보탰다. 그는 "신약개발은 스피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남수연 전 유한양행 연구소장이 프로젝트를 강하게 리드했고 오세웅 박사의 탁월한 전임상, 조병철 박사의 임상 리드, 김한주 이사의 사업개발까지 이 모든게 스피드하게 돌아갔다"고 전했다.

◇"신약개발, 기본 10년 걸리는 장기전…'딥사이언스'에 역량 집중해야"

고 대표는 LG화학 근무 시절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를 개발해낸 주역으로 국내 신약개발 1세대로 불린다. 제미글로는 지난해 850억원 매출을 올리며 국산 신약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 대표는 서울대에서 화학과를 전공하고 카이스트 석사를 거쳤으며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생물유기화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 대표가 대학을 졸업할 당시는 국내에서 분자생물학이 막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이후 LG화학에 1996년 입사해 2006년 LG생명과학 신약연구소장을 거쳤으며 한국화학연구원에서 항암연구개발단장을 맡기도 했다. 미국으로 건너 와 제노스코를 창업한 건 2008년이다.

고 대표가 그간의 경험을 통해 신약개발 핵심으로 꼽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딥사이언스에 기반한 초기 물질 연구이며 둘째는 나아가 모든 개발 과정 참여자들이 같은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대표는 "보스턴 바이오텍들 사이에선 매출은 관심사가 아니다"며 "매출에 집중하면 딥사이언스가 안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발 파이프라인만 유지되면 투자가 들어오는 구조인데 한국에선 30억 매출을 내고 4년에 한번 흑자 등의 기준을 맞춰야 상장이 유지되다보니 바이오벤처들이 화장품 판매 같은 다른 사업에 신경 쓰느라 딥사이언스를 하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초기 물질 발굴 단계에서의 완벽을 기하는 것은 기술수출 이후 권리 반환을 줄일 대안도 된다. 고 대표는 "바이오텍들이 글로벌제약사에 기술수출한 물질이 임상개발 과정에서 권리 반환되는 사례도 많다"면서 "결국 부족분이 있었다는 뜻인데 이는 결국 현장 반영이 덜돼 충족도가 낮았고 조금 모자란 상태로 물질을 이전했다는 의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산업은 계속 새 제품을 개발해야하는 전자산업과 달리 기본 10년은 걸리는 장기적인 산업으로 봐야 한다"며 "개발 도중 실패를 하더라도 더 큰 성큰코스트(매몰비용)를 막고 혁신물질을 개발할 기회를 얻었다고 감사해야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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