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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이엔지, 전화위복된 '中 소송 패소' ②'공사 과실 인정' 129억 손실, 순익 감소로 배당 증액 동력 상실

박창현 기자공개 2019-03-20 13:12:00

[편집자주]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은 대세가 됐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맞물려 정기주주총회를 뒤흔드는 거대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중견기업들은 수용 여부를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주주 친화 정책도 중요하지만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잃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처한 각기 다른 사정을 살펴보고 나아가 주주제안의 본질과 핵심 쟁점들을 면밀히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9일 14: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도이엔지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증액 주주제안을 막아냈다. 여전히 곳간은 풍족하지만 작년 소송 이슈로 순이익이 급감한 것이 주주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성도이엔지는 SK하이닉스 중국공장 화재와 관련해 현지 자회사의 과실이 일부 인정되면서 128억원을 물어줄 처지에 놓였다. 충당부채도 쌓으면서 순이익의 절반이 날아갔다. 배당 재원이 줄어들자 주주들 또한 일정 부분 배당 증액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도이엔지는 이달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가 제안한 '1주당 100원 현금배당안'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사회안이 주주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1주당 150원 현금배당' 주주제안 안건은 자동 부결됐다.

보수적인 현금배당 정책이 주주들의 선택을 받은 배경에는 '어닝쇼크'가 있었다. 성도이엔지는 지난해 매출이큰폭으로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급감했다. 하이테크 전방 산업 호황으로 수주가 늘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34.4% 증가한 526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배당 여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순이익은 30% 가까이 빠졌다. 소송 패소라는 돌발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성도이엔지


소송 악연은 2013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K하이닉스 (중국)유한공사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보험금 지급 의무가 생긴 현대 재산보험 등 5개 중국 보험사는 공장 배관설비 공사를 담당했던 성도이엔지 중국 자회사에 과실 책임을 물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성도이엔지 측에도 2016년 1000억원 규모의 구상금 청구 소송(2016가합553091)을 제기했다.

지난해 말 중국 1심 재판부는 성도이엔지 중국 자회사의 과실을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모회사인 성도이엔지는 자회사 투자금 129억원을 손해배상 충당부채로 인식했다. 충당금은 손익계산서상 기타비용으로 계상됐고 전체 순이익을 갉아먹었다.

실제 손해배상 여파로 성도이엔지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액이 150억원에 그쳤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1%나 줄어든 수치다. 만약 소송 이슈가 없었다면 순이익 규모는 280억원까지 늘어난다. 돌발 악재로 순이익의 절반이 날아간 셈이다.

순이익은 배당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순이익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잉여금 축적 규모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주주들은 지난해 소송 악재 탓에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주총 결과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주주들은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주주제안 대신 주당 배당금이 50원이나 더 적은 이사회안을 받아들였다. 소송 패소 이슈로 배당 증액 추진 동력은 떨어진 반면, 기존 경영진에 더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성도이엔지 자회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즉시 상급 법원에 상고를 했다. 또 성도이엔지에 제기한 구상권 청구 소송은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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