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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매각 vs 분리매각', 재계·LCC업계 복잡한 셈법 [아시아나항공 M&A]자본확충 감안 자회사 따로 매각 가능성…에어서울 매각 가정 '알짜 노선·슬롯' 구미 당겨

고설봉 기자공개 2019-04-18 15:50: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7일 10: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추진되는 가운데 재계와 항공업계 간 셈법이 복잡하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지목된 SK, 한화, 롯데, CJ 등 대기업집단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이해가 서로 맞을 수도, 상충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맞았다. 재계는 '통 매입' 뒤 알짜 자산 활용이, LCC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같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재매각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6일 기자 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는 시너지 생각해 의도해 만든 걸로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일괄매각 하는 게 기업가치 위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장은 "매각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금호산업과 협의해서 할 수 있을 수도 있다"며 여지도 뒀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로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2곳과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개발 등 항공사업 관련 법인 4곳을 두고 있다. 일본 현지법인인 아시아나스태프서비스(Asiana Staff Service, Inc.)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 금호티앤아이(보험대리점업 및 건물관리), 금호리조트(레저시설 운영)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자회사도 2곳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설립된 LCC들이다. LCC 시장이 팽창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단거리 노선을 일부 철수하고, 장거리 노선에 집중했다. 항공기 도입 및 정비를 아시아나항공이 맡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다른 LCC들과 경쟁하며 낮아진 아시아나항공의 시장 점유율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매각에서 재계와 다른 LCC들의 셈법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놓고 접점을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 매각은 구주매출과 유상증자 등의 방식을 거치며 최대 약 2조원의 '빅딜'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새롭게 아시아나항공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대기업들에게도 2조원은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이런 가운데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인수에 성공한 주체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일부를 재매각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뒤 일부를 회수하면서 초기 부담을 경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 초기단계에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차원이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 외에, 자회사 매각을 통한 추가 자본 확충을 고려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추가 자본 투입 없이 불필요한 자회사 매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1~2년에 걸쳐 구조조정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회사 매각에 대한 계획도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고 인수가 타당한지, 사업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인수 참여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자회사 매각의 핵심은 에어서울이다. 상장사인 에어부산보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이 매각을 진행하기 용이하다. 더불어 부산과 울산, 경남권의 수요에 기반한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를 이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하지만 에어서울의 경우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일본 및 동남아에 주로 취항하는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아시아나항공 및 에어부산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에어서울은 항공기 7대를 운항하고 있다. 모두 최신 기종인 에어버스(AIRBUS)사의 321-200를 도입했다. 총 19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국내는 취항하지 않고, 일본 13개, 홍콩 1개, 동남아 4개, 대양주 1개 등 인기노선에 취항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 2215억원, 영업이익 175억원, 순손실 225억원 각각 달성했다.

에어서울의 핵심 자산은 인천공항에 확보한 슬롯과 운수권이다. 국내 LCC들이 경쟁적으로 주요 공항의 슬롯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인천공항과 제주공항은 새로 슬롯이 나오지 않는다. 기존 사업자의 슬롯을 인수하거나, 기존 사업자가 슬롯을 반납해야 여유가 생긴다.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LCC들에게는 에어서울이 가지고 있는 슬롯은 구미가 당기는 자산이다. 또 에어서울이 가지고 있는 운수권도 같은 이유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신규 운수권 배분이나, 슬롯 배정은 사실상 제한적이고, 추가로 이런 자산들을 확보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며 "에어서울이 가지고 있는 이런 자산들을 인수한다면 기존 LCC들 입장에서는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여력이 없는 LCC 입장에서는 딜이 끝난 뒤에 에어서울 등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희망을 품고 있다"며 "가장 좋은 것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을 분리 매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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