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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거듭된 거래 지연…애경그룹 압박 작전 쓰나‘파이어 세일’ 감안…딜 주도권 확보로 해석

최익환 기자공개 2020-02-10 11:18:5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타항공에 대한 매각작업이 지연되는 가운데 거래지연의 이유는 거래 양측의 역학관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거래가 적자누적에 따른 사실상의 ‘파이어세일’(Fire Sale; 급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을 끌수록 유리해지는 것은 인수자인 애경그룹이라는 것이다. 애경그룹 측이 거래 파국이 없을 것임을 누차 강조하는 이유도 매도자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인수예정자 애경그룹은 매도자 측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놓고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양측은 매도자 측인 개인주주들에 대한 거래대금 전액 현금지급과 일부 우발채무의 발생 가능성 등을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공식화 초기 시장에 알려진 바와 다르게, 처음부터 양측이 체결한 양해각서(MOU)에는 애경그룹(제주항공)의 우선협상기간을 2월 말까지로 정했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까지 목표였던 SPA 체결이 두 차례 연기됐지만 거래 성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기간이 2월 말까지인 만큼 그동안 애경그룹은 실사와 협상을 지속하며 가격조정요인을 찾는 데에 주력해왔다”며 “SPA 체결 일정이 연기된 것을 두고 거래불발로 단정짓는 시각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거래일정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는 등 양측이 협상시한을 정한 것이 사실인 만큼, SPA 체결일정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일단 거래를 처음 제안한 쪽이 매도자 측이고 거래 성사가 한시라도 급한 쪽 역시 매도자 측이라는 점에서, 애경그룹 입장에서는 거래가 2월 말까지 밀리더라도 특별히 손해볼 것이 없다는 분석이 대두된다.

오히려 애경그룹은 이스타항공의 SPA 체결이 2월 내에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있는 상황이다. 이는 시간 지연에도 불구하고 거래성사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것으로, 매도자 측에게 가격적 요소의 조정이나 거래대금 지급방식 등 협상 내용에 있어 지속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일본과의 관계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주된 노선망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매도자 측은 한시라도 빨리 매각작업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할 전망이다. 향후 에어서울 등 LCC 업계의 M&A 국면이 이어질 경우 밸류에이션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이유다. 업계는 여기에 더해 매도자 측 이상직 회장의 선거 출마도 거래시점의 고려대상이 됐을 것으로 보고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거래를 할 뜻이 있으나 SPA는 나중에 맺자는 이야기는 매도자와 협상을 지속할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시간이 급한 매도자를 압박하는 효과를 동시에 가질 것”이라며 “에어서울의 매각 공식화 이전에 거래를 마무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매도자의 인식을 애경그룹 역시 간파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타항공에 대해 새로운 원매자들이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점은 거래 성사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들 원매자들의 제시 가격과 인수의지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 애경그룹의 이스타항공 인수작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매도자가 빠른 시간 내에 거래를 완료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길 경우 애경그룹과의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매물 대상 회사인 이스타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5위로 평가되는 기업이다. 경영난을 겪어온 이스타항공은 그동안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려왔지만, 번번히 인수자를 찾는 데에 실패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 측은 회사 매각을 위해 애경그룹과 배타적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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