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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하는 밥솥명가 쿠쿠]가전·렌탈왕국 세운 구본학, 2조 기업 만들다①OEM→자체 브랜드→렌탈로 확장…기업분할로 지배구조 '완성'

김슬기 기자공개 2021-06-07 08:14:02

[편집자주]

쿠쿠그룹은 명실상부 밥솥 명가다.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밥솥을 납품하다 자체브랜드를 앞세워 이제는 시장 점유율 1위로 발돋움했다. 2017년 인적 분할을 통해 렌탈사업을 강화,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기업 분할 5년을 맞이하는 쿠쿠그룹의 성장사와 미래 성장동력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2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쿠하세요, 쿠쿠(CUCKOO)."

밥솥 하면 떠오르는 광고 카피다. 말만 들어도 흥얼거릴 수 있을만큼 전국민에게 알려진 밥솥 브랜드다. 쿠쿠 밥솥은 국내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주방가전과 생활가전을 아우르는 종합 가전기업으로 성장했다.

OEM으로 사업을 시작한 쿠쿠는 자체 브랜드를 만든데 이어 2017년 기업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렌탈 사업을 강화했다. 쿠쿠그룹의 지주사인 쿠쿠홀딩스와 렌탈전문 기업인 쿠쿠홈시스는 매년 성장을 거듭,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2019년 합산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에도 1조3000억원을 넘겼다. 전통 가전업체에서 벗어나 렌탈업체로 변화하며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다.

쿠쿠의 변화가 돋보이는 이유는 시대에 맞춰 체질과 주력 사업에 변화를 계속 줬다는 점이다. 대기업 OEM에서 자체 브랜드로, 더 나아가 생활가전과 렌탈사업으로 확장을 거듭했다. 대를 잇는 오너의 결단이 그룹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코로나 위기 딛고 시가총액 2조 회복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 쿠쿠홀딩스의 주가는 13만9500원, 쿠쿠홈시스의 주가는 5만1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말대비 각각 39.6%, 30.4% 상승한 것이다. 같은기간 코스피가 12%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컸다. 시가총액은 쿠쿠홀딩스가 9922억원, 쿠쿠홈시스가 1조1144억원이다. 합산하면 2조1365억원이었다.


쿠쿠홀딩스(옛 쿠쿠전자)는 2014년 8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을 당시 시가총액 2조원을 넘겼다. 2015년말에는 주가 22만9500원, 시가총액 2조2499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6년 1조원대 초반까지 시가총액이 떨어졌다. 밥솥 시장의 시장 포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쿠쿠는 기업 분할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5년여의 체질 개선 효과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시가총액 2조원대를 다시 회복했고 현재 성장세를 반영하면 역대 최고치 경신도 가능하다. 코로나19로 홈코노미(home+economy)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집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주방가전·생활가전 수요가 늘었고, 렌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2020년 쿠쿠홀딩스는 연결기준 매출액 5878억원, 영업이익 10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1.3%, 37.4% 증가했다. 쿠쿠홀딩스는 쿠쿠전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서 쿠쿠홀딩스 실적에 잡힌다. 쿠쿠홈시스는 매출액 7866억원, 영업이익 1358억원을 냈다. 1년새 18.5%, 12.6%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두 곳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 가업 승계 후 체질 개선에 성공

지금의 쿠쿠그룹을 있게 한 이는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쿠쿠홀딩스 기타비상무이사)다. 그는 창업자인 구자신 쿠쿠홀딩스 회장의 첫째 아들이다. 1969년생인 그는 1992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1994년 일리노이대학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쿠퍼스앤드라이브랜드(Coopers & Lybrand)에서 회계사로 일했다. 1995년 한국으로 돌아와 회사를 물려받을 준비를 했다.


쿠쿠그룹은 1978년 만들어진 성광전자를 토대로 커왔다. 20여년간 LG전자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영업을 해왔지만 1997년 주문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 때 구 대표의 결단력이 빛을 발했다. 전자부품제조업체로 전환하려던 부친을 설득해 1998년 4월 쿠쿠라는 자체 브랜드를 출시했다. 1999년에는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밥솥 명가로 발돋움했다. 2002년에는 아예 사명을 쿠쿠전자로 변경했다.

구 대표는 2006년 쿠쿠전자 대표이사에 오른 후 회사의 차기 성장동력으로 렌탈을 낙점, 2009년말 렌탈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전과 렌탈을 모두 아우르다가 2017년 12월 쿠쿠전자는 깜짝 발표를 했다. 투자·지주회사인 쿠쿠홀딩스, 사업 자회사인 쿠쿠홈시스와 쿠쿠전자 등 3개 회사로 분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쿠쿠전자는 물적분할을 통해 쿠쿠홀딩스 산하로 들어갔다.

구 대표는 창업 2세대이지만 오늘의 쿠쿠를 만든 장본인이다. 구 대표는 현재 지주사인 쿠쿠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총 42.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생인 구본진씨(18.37%),와 아버지인 구자신 회장(6.97%)의 지분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쿠쿠홈시스의 최대주주는 쿠쿠홀딩스(40.55%)다. '구본학 대표→쿠쿠홀딩스→쿠쿠홈시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 안정적인 경영 토대를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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