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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를 움직이는 사람들]이성수, A&R경력 앞세워 음악 퍼블리싱 자회사 지휘⑥이수만 전 총괄의 처조카로 SM엔터 A&R 강화 '일등공신'

이지혜 기자공개 2023-08-22 14:05:09

[편집자주]

2023년은 SM엔터테인먼트의 28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변화를 맞은 해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비전 'SM 3.0'을 선포하는 동시에 카카오그룹의 계열사가 된 첫해이기도 하다. K-pop(케이팝)의 선두주자로서 위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SM엔터테인먼트의 정체성을 지키며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SM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이끌 이들은 누굴까. SM 3.0을 실현할 '키맨'과 그들이 짊어진 과제를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성수 최고A&R책임자(CAO)는 SM엔터테인먼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사실 그의 인생 대부분이 SM엔터테인먼트에 얽혀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4살 때부터 봐왔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 전 총괄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대학생 때부터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인턴에서부터 대표이사까지 오르며, 한때 SM엔터테인먼트의 정체성이자 경쟁력이었던 이 전 총괄의 경영철학을 가장 근거리에서 모두 지켜보며 흡수한 인물이 바로 이 CAO라는 의미다.

그런 그에게 올해는 대격변의 시기였다. 이 전 총괄과 결별을 고하고 ‘이 전 총괄 없는’ SM엔터테인먼트를 구축하는 데 이 CAO가 앞장섰다. 이를 위해 그는 대표이사 자리까지 내려놨다. 대신 음악을 위해서만 백의종군하겠다며 CAO가 됐다.

실상 그가 ‘백의종군’이란 약속을 지켰는지는 해석이 분분하다. 그러나 음악에 집중하겠다는 말만은 지킨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의 가장 본원적 경쟁력이 음악이라는 점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음악에 쏟아부은 그가 CAO와 음악 퍼플리싱 자회사 대표를 맡은 것은 어쩌면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CAO에서 CEO로, 그리고 다시 CAO로

1979년 11월 이성수 CAO는 이수만 전 총괄의 처조카로 태어났다. 이 전 총괄이 4살 때부터 봐왔다고 말했을 정도도 이 CAO와 이 전 총괄은 어릴 때부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CAO는 대학생 시절부터 SM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본격적으로 맺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그지만 SM엔터테인먼트의 인턴으로서 인터넷의 팬클럽 동향을 모니터링해 보고하는 등 업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이 CAO는 2005년 정식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A&R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입사 후 처음 맡았던 팀이 샤이니였고 업무 전문성을 높이고자 작사, 작곡을 배우며 직접 샤이니의 곡을 만들기도 했다.

재능을 보였던 이 CAO는 이 전 총괄의 지원에 힘입어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2009년 입사 4년 만에 A&R 팀장이 됐고 2015년 프로듀싱 본부장을 거쳐 2019년에는 SM미국법인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국내에서 직함은 다양했지만 이 기간 해외에서 이 CAO의 공식 직함은 CAO였다.

이 CAO는 초고속 승진을 거치며 A&R과 프로듀싱 조직의 위상을 대폭 강화했다. 그는 미국, 노르웨이, 영국 등 유럽 각지를 돌며 작곡가와 프로듀서를 발굴, 네트워크를 쌓았으며 회사 내부에 집단 창작 조직을 만들어 오늘날의 A&R 시스템의 기틀을 갖췄다.

이 과정에서 이 CAO는 차기 후계자로 자리를 잡았다. 이 전 총괄은 2003년 횡령 혐의로 구속된 뒤 회사에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고 판단, 2010년에 SM대표이사에서 물러났는데 그 뒤부터 이 CAO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에 따라 이 CAO는 2020년 탁영준 대표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CAO가 대표이사에서 돌연 물러난 것은 올해다. 이 전 총괄이 내부거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의 이익을 사적으로 취한다는 지적이 나오며 이를 둘러싸고 기관투자자의 압박이 거세졌다.

이에 이 CAO는 대표이사로서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 이 전 총괄에게 결별을 고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에게 이 전 총괄과 내부거래를 끊겠노라고 약속하는 동시에 카카오를 새로운 주주로 맞아들이며 이 전 총괄의 그림자를 지우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른바 ‘경영권 분쟁’이다.

이 CAO는 명분을 세우기 위해 이 전 총괄의 각종 비리 의혹을 터뜨렸고 핵심임원이었던 본인의 책임도 있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 CAO가 올 3월 정기 주추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배경이다. 그리고 음악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대로 다시 SM엔터테인먼트의 A&R을 총괄하는 임원이 됐다.

◇음악퍼블리싱 자회사 대표까지, A&R 색채 유지 위한 고육지책

이 CAO의 역할은 한층 확대됐다. CAO의 역할이야 새로울 것이 없지만 KMR(KREATION Music Rights),크리에이션뮤직라이츠라고 불리는 음악 퍼블리싱 자회사의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KMR은 기존에 이 CAO가 회사 내부에서 맡았던 A&R 역할을 확대해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자회사라고 볼 수 있다.

KMR의 중요성은 크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가 이 전 총괄의 그림자를 지우겠다며 새로 내놓은 경영전략 SM3.0의 핵심이기도 하다.

장철혁 대표이사는 최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의 CEO메시지에서 “방대한 양의 음악풀을 구축해 양질의 음악을 멀티제작센터에 공급하고 멀티제작센터는 이를 바탕으로 좋은 음악을 만들어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SM엔터테인먼트가 KMR의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 KMR의 수익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KMR의 역할을 앞으로 계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장 대표는 “KMR은 전 세계 작곡가, 작사가, 글로벌 음악 퍼블리싱 기업과 계약을 맺고 독보적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로열티 내재화에서 더 나아가 향후에는 외부 레이블과 기획사에 음악을 판매하면서 또다른 신규 수익원으로 역할을 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를 위한 실탄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KMR에 당초 150억원을 지원하려 했지만 여기에 최근 116억원을 추가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KMR이 당초 보유하고 있던 자본금 5억원까지 포함해 SM엔터테인먼트가 KMR에 모두 271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거래 등 SM엔터테인먼트의 과거 거버넌스 문제의 책임을 이 CAO도 피할 수 없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것”이라며 “핵심임원과 핵심자회사 대표이사를 맡았다는 점에서 백의종군 약속을 지킨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A&R조직이 SM엔터테인먼트만의 음악적 완성도와 색채를 만드는 곳인 만큼 오랜 기간 이 업무를 담당한 이 CAO 외에 적임자를 찾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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