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KB vs 신한]'리딩금융' 경쟁 다시 앞서간 KB, 자본적정성 효과[자본] KB, 신한 제치고 순이익 1위 재도약…안정된 보통주자본 바탕 공격적 행보
고설봉 기자공개 2023-05-04 07:38:06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5: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를 시작하며 KB금융그룹은 신한금융그룹을 앞서며 리딩금융으로 재도약했다. 순이익 규모와 수익성 등 여러 실적 지표에서 신한금융을 근소하게 따돌렸다. 약 2년여 동안 왕좌를 유지했던 신한금융은 다시금 KB금융의 추격자로 돌아왔다.KB금융이 리딩금융을 재탈환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탄탄한 자본력이다.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 만큼 다양한 리스크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영업자산을 늘리면서 수익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KB금융은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신한금융보다 한발 앞서 있었다. 탄탄한 보통주자본(CET1)을 기반으로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도 좀처럼 자본적정성이 훼손될 위험도가 낮았다. 보통주자본이 탄탄한 만큼 부수적인 기본자본(Tier1)과 총자본(BIS) 등도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
◇보통주자본 넉넉한 KB금융, 자본적정성 앞세워 공세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RWA 산출 방식을 개편해 언제든 손실을 흡수할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도록 바젤Ⅲ 규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은행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비율을 유지하도록 제약이 따른다.
BIS 규제는 곧 영업활동의 제약으로 이어진다. 자본력이 탄탄한 은행은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다. 비은행 자회사들의 다양한 투자활동 등에서도 한층 여유가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력을 갖춘 만큼 RWA가 늘어도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 가운데 핵심자본으로 꼽히는 보통주자본이 많은 은행일수록 한층 더 영업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 등 발행을 통해 자본력을 확장하는 은행에 비해 한발 빠르게 시장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본력은 곧 영업활동의 범위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다.

자본에도 종류가 있다. 보통주자본, 기타기본자본, 보완자본으로 구성된다.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BIS 기준 총자본비율(BIS비율)과 핵심 순정자본만을 다루는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함께 살펴보면 각 은행이 RWA 대비 얼마나 충분한 자본정적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CET1비율은 은행의 손실을 가장 먼저 보전할 수 있는 알짜 자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BIS비율에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 등 은행의 조달 능력까지 반영된다. 두 지표에는 각 은행의 위기대응능력은 물론 자본을 조달하는 특징까지 담긴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올 1분기 KB금융의 순이익 극대화는 결과적으로 넉넉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 영업활동의 성과로 볼 수있다. 올 1분기 KB금융은 1조49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 순이익은 1조3880억원에 그쳤다.
◇빠르게 보통주자본 불리는 신한금융…KB금융 따라잡을까
KB금융은 순이익 측면에서 신한금융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내주던 때에도 자본력 만큼은 항상 우위를 점해왔다. 특히 BIS비율 등에선 다소 뒤쳐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CET1비율에선 항상 앞서 나갔다.
최근 5년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자본항목을 살펴보면 차이는 극명하다. 2018년부터 올 1분기까지 약 5년 동안 KB금융은 단 차례도 CET1비율에서 신한금융에 뒤쳐지지 않았다. 신한금융이 순이익 기준 리딩금융에 올라선 2021년을 전후해 BIS비율과 Tier1비율 등에선 앞섰던 것과 대조적이다.
KB금융은 2018년 4분기 말 13.97%로 경쟁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CET1비율을 시전했다. 2019년 4분기 말 13.58%, 2020년 4분기 13.30% 등 코로나19 기간 다소 비율이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2021년 4분기 13.46%, 2022년 4분기 말 13.24%을 거쳐 올 1분기 말 13.67% 등 꾸준히 13%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신한금융의 CET1비율은 좀처럼 13%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2018년 4분기 말 12.55%에서 2019년 4분기 말 11.12%까지 하락했다. 2020년 4분기 말 12.89%로 회복된 뒤 2021년 4분기 말 13.10%로 올라섰다. 그러나 그 이후 다시 13% 벽이 허물어졌다. 2022년 4분기 말 12.79%에 이어 올 1분기 말 12.54%까지 하락했다.

신한금융이 CET1비율에서 KB금융을 넘지 못하는 것은 보통주자본의 열세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은 올 1분기 38조761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보통주자본은 42조1276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과 신한금융간 보통주자본 격차는 3조3665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신한금융은 KB금융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보통주자본을 늘리고 있다. 특히 최근 5년래 보통주자본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신한금융은 2018년 4분기 말 28조6963억원이던 보통주자본을 올 1분기 38조7611억원으로 늘렸다. 증가율은 35.07%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32조9938억원이던 보통주자본을 42조1276억원으로 늘렸다. 증가율은 27.68%에 그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확대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경쟁했다"며 "그러나 현 시점에서 두 금융지주 모두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져 있는만큼 향후에는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영업자산 확대 경쟁이 리딩금융을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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