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인수합병) 시장 관계자들을 만나면 왕왕 나오는 주제가 있다. 그 중 하나가 UCK파트너스와 MBK파트너스의 밀월이다. "두 하우스가 아주 가까워진 것 같다"는 관측부터 "MBK를 참고해 UCK파트너스로 사명을 바꾼 것 같다"는 농담도 등장한다. 이런 이야기가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두 하우스에 대한 주목도를 실감한다.두 하우스는 국내시장 톱티어로 분류되는 프라이빗에쿼티(PE)다. MBK가 초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UCK는 메디트 조 단위 매각에 성공하면서 상위권 하우스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진 형국이다. 특히 최근 두 PE가 부쩍 가까워지면서 여러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작은 지난해 하반기 UCK의 메디트 매각이었다. 당시 우선협상 결렬 후 거래가 답보상태에 빠진 상황이었다. 이때 구세주로 나타난 곳이 MBK였다. UCK는 제때 핵심 포트폴리오를 매각할 수 있었다. MBK는 지난해 빅딜이 번번이 무산된 아픔을 딛고 조 단위 바이아웃을 성사시키며 이름값을 했다.
하이라이트는 MBK·UCK 컨소시엄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였다. 국내 최대 규모인 2조원대 공개매수 성공에 이어 자진상폐 역사도 새롭게 쓸 전망이다. 행동주의 펀드 KCGI까지 조연으로 등장해 여러 관전 포인트를 선사했다. 향후 경영학 교재에서 케이스 스터디로 다룰만한 스토리다.
두 PE의 협업관계는 더 깊어지고 있다. UCK는 MBK의 포트폴리오 기업이 된 메디트에 재투자를 협의 중이다. 매도인이 자신이 매각했던 매물에 재투자하는 스토리 역시 색다른 볼거리다. 게다가 매각가가 2조원을 훌쩍 넘긴 메가 딜이었다. 실제 성사된다면 좀처럼 보기 힘든 또 하나의 투자 사례로 남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궁금했던 것은 두 하우스가 의기투합한 계기다. 단순히 메디트 딜로 쌓은 신뢰가 전부는 아니었다. 오스템임플란트 단독 인수를 추진하던 UCK는 딜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다는 걸 직감했다. 시간은 부족했고 딜 종결을 위해선 우군이 필요했다. 최적의 파트너가 MBK였다.
여기에 두 하우스의 키맨들 사이에는 서울대, 베인앤컴퍼니 등 학력, 경력의 공통 분모도 존재했다.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오랫동안 두텁게 쌓였던 업무적, 인간적 신뢰도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개인적 관계가 전부는 아니었다. 때마침 MBK가 메디트 거래 과정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풍부한 자금 동원력을 보여준 것이 컸다.
영화 '타짜'에는 “이 바닥엔 영원한 친구도 원수도 없다”는 대사가 등장한다. 냉엄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엇갈린 우정'도 적잖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관찰자 입장에서 UCK와 MBK의 행보는 흥미진진하다. 앞으로의 협업 사례가 더욱 기대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이영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바임' 경영권 판 에버마운트, 200억 재투자 나선 이유는
- “이사회 ESG 전문성, 기업에 경제적 기회 창출”
- [Red & Blue]키움·제이앤PE가 찜한 네패스아크, '보합세' 주가 반등 포인트는
- '디오 인수 추진' 제이커브인베, 촉박한 시한에 딜 종결 '빨간불'
- '빅딜 실종' 회계법인 빅4, 수수료 경쟁 격화되나
- '빅4의 귀환' EY한영, M&A 금융자문 공격적 수주 ‘눈길’
- [PE포트폴리오 엿보기]'유종의 미 거두자' UCK, 에프앤디넷 '몸 만들기' 집중
- 이상파트너스, 코스닥 상장 '지엘팜텍' 3년 만에 판다
- '단순 투자 아니다' HLB, '키메디' 경영권 확보 옵션 있다
- '유력 원매자' 큐텐, 11번가 인수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