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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유료방송 넘어 B2B 키우는 이유 결합상품 위주 성장에 ARPU 한계, 미디어 판도 변화…데이터센터 등 가파른 성장세 주목

이장준 기자공개 2023-05-18 13:09:22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TV(IPTV) 중심으로 유료방송 가입자를 빠르게 확보했다. 순증 기준으로 경쟁사 대비 가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하지만 1년 새 유료방송 매출은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결합상품 위주로 할인 혜택을 많이 제공하다 보니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1인 가구 확대로 아직 먹거리는 남아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 이후 미디어 시장 판도가 달라진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메리트가 크진 않다.

이에 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에서 활로를 찾는 양상이다. 최근 모든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SKT 2.0' 비전에서도 SK브로드밴드가 주도하는 유선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 사업 등 비중이 상당해 추후 행보가 주목된다.

◇유료방송 1년 새 300만 가입자 증가…매출은 0.3% 성장

SK브로드밴드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1조615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1년 전 1조260억원에 비해 3.5%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의 중심축은 여전히 유료방송이다. 1분기 4721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리며 전체의 44.5%를 차지했다.

물론 케이블TV(CATV) 부문에서는 가입자 이탈을 막을 수 없었다. 2년 전만 해도 SK브로드밴드의 CATV 가입자 수는 290만4000명 수준이었는데 올 1분기 280만9000명으로 줄었다.

대신 IPTV가 이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IPTV 가입자 수는 같은 기간 578만2000명에서 659만2000명으로 불어났다. 1년 전과 비교해 34만6000명이 순증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M/S)은 업계 1위다. 기존 가구에서 1인 가구로 파편화되는 추세에 따라 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올 1분기 SK브로드밴드는 940만명이 넘는 유료방송(IPTV+CATV) 가입자를 확보했다. 그런데 1년 새 가입자가 300만명 넘게 늘어나는 동안 유료방송 매출은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IPTV 상품을 단독으로 파는 것보다 결합상품 중심으로 성장하며 할인 혜택을 많이 제공해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처럼 코드커팅(cord-cutting)이 일어나고 있진 않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가 기존 미디어 시장 판도를 흔든 영향도 반영됐다.

◇B2B·유선통신이 주도한 탑라인 성장…IPO 위한 신성장동력 될까

대신 매출 성장은 유선통신과 B2B 사업에서 주로 이뤄졌다. 1분기 SK브로드밴드의 유선통신 매출은 26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매 분기 꾸준히 늘어 675만7000명에 달했다. 이 역시 순증 M/S로는 업계 1위 수준이고 기가(Giga) 가입자 중심의 질적성장이 이뤄졌다.

B2B 사업은 SK브로드밴드의 든든한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출은 2990억원에서 3250억원으로 8.6%나 늘었다. KT 등 경쟁사에 비해서는 아직 규모가 작지만 그만큼 추가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1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464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8.2% 증가했다. 데이터 트래픽이 지속해서 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매분기 상승하는 추세다. 2분기에는 분당 2센터가 개시되면서 추가적인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미디어 외 신사업의 성장성이 중요한 이유는 기업공개(IPO) 미션을 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2020년 티브로드와 합병하면서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으로부터 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5년 이내에 IPO를 추진하기로 약속하면서다.
내후년까지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원리금을 SK텔레콤이 떠안아야 한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는 모회사인 SK텔레콤이 추진하는 'SKT 2.0' 비전의 중요한 한 축이다. △유무선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등 5대 사업을 토대로 AI 컴퍼니로 거듭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서 SK브로드밴드는 유선통신과 더불어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SKT 2.0 비전에 해당하는 사업군의 절반가량을 이끄는 셈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현재는 미디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크지만 미래 성장 동력으로 B2B에 힘을 싣고 있다"며 "작년부터 'SKT-SKB 원 바디' 체제를 강조해 왔고 유영상 대표가 양사를 겸직하며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의 1분기 영업이익은 761억원으로 일회성 비경상 비용 집행에도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7.4%에서 7.2%로 소폭 하락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1년 새 3210억원에서 3160억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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