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실종' 회계법인 빅4, 수수료 경쟁 격화되나 3%대 성공보수 위협, 줄어든 일감·수익성 악화에 실적 둔화 우려
이영호 기자공개 2023-09-19 08:16:04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4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 빅딜이 자취를 감췄다. 시장 둔화가 가시화됐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M&A시장의 주요 자문 플레이어로 활약하는 회계법인 빅4(삼일PwC·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 실적 역시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18일 IB업계에 따르면 금융자문사의 성공보수는 통상적으로 전체 거래금액의 3% 전후 수준에서 책정된다. 자문 수수료는 일반보수와 성공보수로 구성된다. 성공보수가 M&A자문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꼽힌다. 딜 사이즈가 커질수록 수취하는 수수료도 비례해 커진다. 금융자문사들이 빅딜 수주에 필사적인 이유다.
일반보수는 딜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책정되는 수수료다. 금액이 정해져 있고 성공보수 대비 비교적 소액이다. 매각자문을 맡을 땐 일반보수 없이 성공보수만 수취하는 계약이 다수라는 설명이다.
회계법인 빅4는 M&A 자문시장의 큰 손이다. 빅딜과 미몰딜, 스몰딜을 가리지 않고 딜을 석권해왔다. 회계법인 업계는 그간 M&A 활황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다. 올 들어선 고민이 커진 분위기다. 시장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곳곳에서 거론된다.
실제 올해엔 HMM을 제외하곤 조 단위 빅딜이 사실상 실종상태다. 빅딜 대신 중대형, 스몰딜을 다수 수주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재로선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핵심 기관투자자(LP) 부재로 운용사 운신의 폭이 위축됐다. 기존에 출회된 딜 역시 종결 케이스를 찾기 어렵다.
일감이 줄어들자 딜 자문 경쟁은 한층 격화된 모습이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신규 딜 수주를 위해 일부 회계법인이 저가 수주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최근 반값 수준 성공보수가 제시되는 사례도 파악되고 있다”며 "1%대 수수료면 '밑지는 장사' 수준"이라고 말했다.
빅4 경쟁체제가 재개된 점도 경쟁 심화 요인이다. 조직분리 이슈로 한동안 잠잠했던 EY한영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과감한 조건으로 신규 딜을 수주하고 있다는 평가다. 내부 이슈로 주춤했던 영업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실적에 대한 회계법인들의 고민은 크다.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공포감마저 감지된다. 회계감사 실적이 안정적으로 받쳐주면서 재무자문서비스(FAS)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구도가 이어졌다. 일례로 삼정KPMG 2022 회계연도(2022년4월~2023년3월) 매출은 8401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800억원가량 높았다. 실적 신장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요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등 글로벌 위기에서도 국내 M&A시장은 10년 넘게 성장해왔다"며 "올해에는 이전까지 겪지 못했던 거래 둔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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