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포스코홀딩스 김승준 부사장, IR 첫 무대섰다보수적 문법, 사회자 역할 한정…'구조조정·주주가치 제고' 과제
이호준 기자공개 2025-02-06 11:18:39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3시5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준 포스코홀딩스 IR본부장 부사장이 기업설명회(IR) 데뷔전을 치렀다. 작년 말 장인화 체제 첫 대규모 인사에서 지주사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오른 지 약 한 달 만이다.당초 안팎에서는 부사장급 인사가 CFO 자리에 오른 것을 두고 재무 수장의 위상과 영향력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포스코그룹은 지금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부터 저수익 사업 정리까지 재무 전반의 실행 방안을 총괄해야 하는 만큼 김 부사장의 판단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사회자 역할에 한정…기존 보수적 IR 기조 유지
포스코홀딩스는 3일 오후 애널리스트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약 한 시간 동안 IR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IR은 기존대로 실적 설명과 질의응답 등으로 구성됐다.
김승준 포스코홀딩스 IR본부장 부사장이 지난해 그룹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며 행사의 문을 열었다. 그는 별다른 자기소개 없이 "변함없는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투자자들께 감사드린다"며 "작년에는 대외적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후 IR의 기본 틀과 핵심 내용을 간략히 말한 뒤 한영아 IR실장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맡기며 물러섰다. 그의 발언은 3분 남짓에 불과했다. 실적 발표 이후 약 45분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배석한 임원들에게 답변 순서와 발언권을 넘기는 데 그쳤다.
사업 전략을 발표하기보다는 사회자 역할에 머물렀다. 이는 역대 포스코홀딩스 CFO들이 IR을 진행하던 방식과 같다. 앞서 지주사 CFO를 맡아 IR을 전담했던 정기섭·전중선 사장 역시 최대한 발언을 아끼며 시장의 궁금증은 임원에게 배분하는 역할에 그쳤다.
이러한 IR 운영 방식에는 두 가지 흐름이 있다. CFO가 직접 나서 시장의 핵심 질의에 답하는 경우도 있다. 현대차·기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경우 CFO가 직접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답하며 전달하는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반면 김 부사장은 그룹사 컨트롤타워인 CFO인 만큼 개별 사업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그만큼 각 사업을 지휘하는 임원들이 관련 질의에 답하는 것이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기존 보수적 IR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관측된다.
1967년생인 김 부사장은 작년 말 포스코홀딩스 재무IR본부장에 올랐다. 공식적으로 CFO 직책이 없는 포스코그룹에서 사실상 CFO 역할을 담당하는 자리다. 포스코홀딩스 재무IR팀장, 사업회사 포스코의 경영기획그룹장, 투자전략실장 등을 역임하며 재무·전략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직급 낮아졌지만…'구조조정·주주가치 제고' 과제 산더미
기존 포스코홀딩스 CFO들은 사내이사 또는 대표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 정기 주주총회를 주재해왔다. 이를 통해 CFO의 위상은 물론 개인적 성향과 경영 철학을 엿볼 수도 있었다. 다만 현재로서는 김 부사장의 이사회 합류는 다소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장인화 회장은 작년 말 첫 대규모 인사에서 기존 ‘총괄제’ 조직을 ‘본부제’로 개편했다. 사실상 CFO 역할을 겸하던 전략기획총괄 자리도 분리돼 재무IR본부로 조정됐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천성래 사업시너지본부장 등 더 높은 직급의 인사들이 이사회에 우선 합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안팎에서는 CFO 출신이었던 전임과 달리 장인화 회장이 철강 전문가라는 점에서도 CFO의 위상과 권한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변화와 별개로 현재 포스코그룹의 '제1 과제'는 불황 극복이다. 재무 관리를 면밀히 점검해야 할 CF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실제 포스코그룹은 작년부터 저수익 자산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조정 작업은 계열사의 재무 상태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컨트롤타워인 지주사의 관리 아래 진행될 수밖에 없다. 포스코그룹은 작년 말까지 저수익·비핵심 사업 45개를 정리하며 6625억원을 확보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61개 사업을 구조조정해 1조5000억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추락한 주주가치를 회복할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철강업에 더해 신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불황으로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50% 이상 하락했다. 이에 작년 말 정기 임원인사 당일, 3년간 보유 자사주 6%의 분할·소각 등이 포함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발 글로벌 무역전쟁도 본격화했다. 1기 행정부 시절 쿼터제 적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회사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김 부사장 역시 이날 IR에서 "무역 장벽과 전기차 성장률 둔화가 지속되면서 올해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지만, 그룹의 역량을 총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이사회 구성은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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