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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순현금 달성했지만…'선재 수익성'에 발목[고려제강]①적자 전환, 이익률 훼손…'판매 확대' 내건 단기 대응 한계

이호준 기자공개 2025-05-07 14:35:27

[편집자주]

철강 업계의 불황이 일상화되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하위공정에 자리 잡은 무수한 중견 철강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깊게 확산되고 있다. 재무 전략을 수정하거나 반대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투자, 나아가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벨은 중견 철강사들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4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제강이 수익성 악화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주력인 선재 부문이 적자 전환하면서 회사 전체 이익 구조도 불안해졌다. 순현금 전환으로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올해는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회복을 시도하려 하지만 기존 범용 제품의 수요 감소 흐름 속에 단순 물량 확대로는 근본적 반등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력 선재 사업 부진에…이익률 3년 만에 붕괴

고려제강은 국내 1위 특수선재 기업이다. 특수선재는 경강선, 비드와이어 등 고강도·고부가가치 철선을 가리키며, 주로 자동차, 교량, 선박 등의 산업현장에 사용된다. 고려제강은 1945년 특수선재 생산을 시작해 1976년 코스피에 상장하며 국내 대표 중견 철강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부진하다. 고려제강 매출의 절반 이상(55% 정도)을 담당하는 선재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1011억원, 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9% 줄었으며 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2023년에도 영업이익이 26억원에 그쳐 2022년 435억원과 비교하면 급감했었는데 올해는 이 감소세가 한층 심화됐다.

문제는 이 악화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선재산업은 최종 소비재가 아니라 2차 가공용 소재, 즉 중간재적 성격이 짙다. 품질이 월등하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이 구매를 좌우한다. 철강 공급 과잉 현상이 심해지면서 중국산 저가 선재가 대량으로 세계 시장에 풀리자 고려제강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이익률 추이다. 고려제강의 선재 부문 이익률은 2021년까지 5~6%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2년 3.7%로 떨어진 데 이어 2023년 0.2%, 2024년에는 -1.3%까지 떨어졌다. 3년 만에 이익률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선재 부문이 핵심이다 보니 회사 전체 이익률도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 선재 이익률이 0%에 진입한 2023년, 회사 전체 이익률은 3.15%로 전년 6.4% 대비 급감했다. 2024년 선재 부문 이익률이 -1.3%로 떨어지면서 전체 이익률도 1.5%까지 밀렸다.

재무건전성 강화했지만…단순 판매 확대만으로는 한계 지적

물론 레버리지 지표로 볼 때 고려제강은 위기에 빠진 회사는 아니다. 선재부문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2024년 순현금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고려제강은 2019년 3300억원이던 순차입금을 2020년 2128억원으로 줄인 이후 꾸준히 감소시켜 지난해 -191억원을 기록했다. 총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많은 순현금 상태를 이룬 것이다.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눈에 띄게 강화됐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지표 역시 이를 증명한다. 고려제강의 부채비율은 2019년 58.8%에서 2024년 35.4%로, 차입금의존도는 19.7%에서 8.5%로 떨어졌다. 단기차입금의존도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차입 부담을 줄여 단기 유동성 리스크를 사실상 제거했다.
(단위:억원)
고려제강은 올해 '판매확대'를 경영기치로 내걸고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고정비 구조 탓에 매출 감소가 이익에 더 큰 충격을 주는 점을 고려해서다. 재무건전성은 이미 강화됐지만 선재 수익성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현금 버퍼도 결국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단기 대응책'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판매확대 전략은 가격 방어 대신 물량에 의존하겠다는 뜻인데 수요 질과 가격경쟁력 문제는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제품 고급화, 신시장 개척 같은 추가 전략이 없으면 중장기 반등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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