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07시1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앞을 지날 때마다 늘어선 줄에 놀라는 곳이 있다. 종각역 근처에 위치한 애슐리퀸즈다. 점심시간이 다소 지난 시간에도 대기석에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있고 대기석에 앉지 못한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학생부터 노인까지 나이대가 다양하고 친구부터 가족, 직장동료까지 구성도 다양하다. 애슐리퀸즈를 운영하는 회사가 이랜드이츠다.이랜드그룹으로서는 코로나19 시기 호텔과 함께 속앓이를 했던 사업이 외식이다. 이랜드그룹은 외식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2019년 7월 이랜드파크에서 이랜드이츠(외식사업부문)를 떼어냈다. 출범 직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000억원을 유치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코로나19가 터졌고 이랜드이츠는 6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모회사인 이랜드파크는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출자금과 대여금을 긁어모아 FI에 투자금을 갚아줘야 했다.
최근 이랜드이츠를 다시 보게 된 건 이랜드파크가 교환사채(EB) 형태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어내 125억원을 조달하면서 교환대상으로 이랜드이츠 주식을 내걸면서부터다. 교환가액(2만1428주)을 고려하면 이랜드이츠 전체 주식(700만주)의 8.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교환대상은 곧 조달 재원이다. 조달 재원으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이랜드이츠의 기업가치가 올라왔다는 뜻이다. 이번 EB 발행에서 이랜드이츠는 1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영업이익은 2022년 60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2023년에는 178억원으로 흑자폭을 키웠다. 애슐리퀸즈 앞의 늘어선 줄을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이랜드이츠의 부활을 들여다보면 경영과 재무 전략의 성공이 동시에 보인다. 경영전략에서는 애슐리 브랜드를 애슐리퀸즈로 고급화하고 매장을 대형화했다. 재무전략에서는 유동화전문회사에 대한 사모사채 발행, 계열사로부터의 대여금 수령, 은행권으로부터의 차입 등 차입처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당기순이익을 꾸준히 쌓으면서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쯤 되면 이랜드이츠 수확도 머지않았다. 이랜드이츠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이랜드파크는 이번 EB 발행처럼 이랜드이츠 주식을 이용해 조달 여력을 키울 수 있다. 이랜드파크가 자체 조달 능력을 키우면 주주사인 이랜드월드나 이랜드리테일도 대여금 제공 등 지원 부담을 줄이는 선순환을 만든다.
EB 교환대상으로 제시된 만큼 이랜드이츠 기업공개(IPO)도 기대를 키운다. 잘 키운 이랜드이츠를 이랜드그룹이 어떤 형태로 수확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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