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ction Radar]트럼프가 쏘아올린 관세폭탄, TV 업계 '예의주시'삼성·LG전자 영향권, 미국 공장 사실상 없어 동등한 입장
김도현 기자공개 2025-03-17 07:42:49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현실화하면서 모든 산업군에서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주력인 전자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핵심 상품인 TV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타깃인 멕시코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어서다.중장기적으로는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국도 관세폭탄을 맞을 우려가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양사의 생산거점 분산 효과도 다소 힘을 잃게 된다. 불행 중 다행은 미국에 TV 공장을 둔 업체가 실질적으로 없어 경쟁사 모두가 같은 처지라는 점이다.
◇멕시코 가격경쟁력 상실, 판매가 인상 불가피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4일부터 멕시코, 캐나다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 중이다. 일부 품목에 대해 유예 기간을 두고 있으나 의미 있는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예정대로 시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 멕시코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공장이 있는 국가다. 각각 티후아나, 레이노사 지역에서 관련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다.

국내 양대산맥과 경쟁하는 중국 기업들이 더욱 비상이다. 중국 대상 관세를 기존 25%에서 20% 추가 부과한 탓이다. 아무리 저가로 무장한 중국산 TV도 45% 인상은 이겨내기 힘든 수준이다.
일단 TV 업계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가 자국 내 투자 유치인데 이를 당장 실현하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TV의 경우 원가절감 차원에서 미국에서 거의 양산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일부 만든다.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에서 업체 간 대결이 벌어지는 셈이다.
LG전자의 한 임원은 "미국에 TV 공장만 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부품사까지 같이 들어와서 공단을 구성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서 제작 중인 일부 가전을 미국 공장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TV 미국 생산은 아직 논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업계가 동등한 입장인 영향이다.
이와 별개로 양사는 기존 인프라 내에서 관세 여파를 최소화하는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지역별 생산지를 구분하거나 마무리를 미국에서 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2기 초반 주도권 싸움에 한창인 만큼 정책 변화가 시시각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베트남·브라질 등도 '안전지대'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TV 88%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물량 중 70% 이상이 '메이드 인 멕시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우려가 큰 배경이다.
문제는 중국, 멕시코, 캐나다 이외에 대미 무역흑자인 나라들이 모두 잠재적 관세 부여국이라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미국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어느 국가도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유럽·중동 및 아프리카·베트남, LG전자는 한국·폴란드·브라질 등에서 TV 공장을 가동 중이다. 유럽, 베트남, 브라질 등은 미국의 다음 공격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 실현된다면 미국으로 보내지는 TV는 관세폭풍을 피하기 힘들어진다.
한발 더 나아가 해당 국가에서 반격한다면 공급망 전반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원가 부담이 늘어나 제품 가격들이 뛰면서 소비자 구매심리 위축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 불똥이 튈지 모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면밀하게 분위기를 파악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수립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10일(현지시각) 백악관은 '트럼프 관세'를 홍보하면서 무역전쟁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당분간 전 세계적인 혼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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