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해액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로 꼽힌다. 코스닥 상장사 엔켐은 엔지니어 출신인 오정강 대표를 중심으로 전해액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왔다.특히 글로벌 주요 거점에 전해액 공급을 위한 공장을 확보하면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엔켐의 전해액 생산 능력은 전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1위는 중국 기업이다.
엔켐은 전해액 생산 능력 1위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엔켐 관계자를 만나는 자리면 늘 세계 1등을 강조한다. 최근 엔켐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세계 1등을 탈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희는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중국 내 상위 10개 배터리 회사가 모두 엔켐의 전해액을 사용할 때까지 달릴 예정입니다."
상식적으로 한국 기업이 중국의 소재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주요 배터리 플레이어인 중국 기업이 자국 소재 기업에게 우호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소재 시장에서 중국은 넘볼 수 없는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대놓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가능하냐고 질문했다. 더해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이 시점에서 차라리 잘 하고 있는 미국 시장 점유율을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이 낫지 않겠냐고 물었다. 엔켐 관계자는 오히려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 역시 소재 공급처 추가 확보에 대한 니즈가 충분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일정 수준 수요만 확보하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습니다. 1등을 위해서는 결국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필요하다고 확신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긍이 갔다. 적절하게 2위를 유지하면서 어차피 소재 부문에서 중국에게 안된다는 합리화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엔켐은 정말로 세계 1등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세계 1등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하고, 올해 계열사와 함께 800억원을 들여 M&A에 나섰다.
소재 부문에서 중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기업은 많지만, 중국을 자기 영토로 만드려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엔켐의 역발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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