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체인 리포트]R&D 자금소요 CJ바이오사이언스, 현금 지원군 'CJ아메리카'[CJ제일제당]⑨자체 현금창출력 미미…대여금 제공으로 자회사간 현금 지원
이민호 기자공개 2025-05-12 08:11:53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3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연구개발(R&D) 자금이 소요되고 있지만 자체 현금창출력은 미미하다. 2014년부터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오히려 자본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현금 출자로 620억원을, 빌딩 매입으로 331억원을 손에 쥐어줬다.CJ제일제당은 미국 완전자회사 CJ아메리카(CJ America)를 통해 대여금도 제공하고 있다. 비교적 현금이 풍부한 자회사에서 부족한 자회사로 현금을 유연하게 이동시키는 재무 전략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 620억 현금출자·331억 빌딩매입…자체 현금창출력 미미
CJ제일제당이 CJ바이오사이언스(옛 천랩) 경영권 지분을 취득한 것은 2021년 10월이다. 구주 매입(250억원)과 신주 인수(732억원)를 합해 983억원에 경영권 지분 43.99%를 손에 쥐었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한 미생물, 균주, 발효 기술과 CJ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 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결정이었다. CJ제일제당은 이듬해인 2022년 1월 레드바이오(Red BIO·제약 및 헬스케어) 사업을 62억원에 CJ바이오사이언스에 양도하기도 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 자회사 편입 이후 두 번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R&D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였다. CJ제일제당은 총액 620억원을 책임졌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2023년 8월 총액 450억원 규모로 실시한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에서 220억원을 책임졌으며 지난해 12월 실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는 총액 400억원을 모두 책임졌다.

CJ제일제당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별도 기준 자회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현금출자한 합산금액은 3조4985억원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현금출자 규모는 특수관계자별로 따지면 미국 냉동식품 가공회사 슈완스(Schwan's Company) 경영권 지분 인수와 추가 출자를 위한 CJ푸드아메리카홀딩스(CJ Foods America Holdings) 1조8277억원과 CJ대한통운 지분율 확대를 위한 영우냉동식품 7400억원 등에 이어 6번째로 많다. 하지만 시기별로 따지면 비교적 최근인 2023년과 지난해에는 CJ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현금출자가 가장 많았다.
CJ제일제당이 CJ바이오사이언스에 현금을 지원한 방법은 유상증자 외에 또 있다. 2023년 12월 CJ제일제당은 CJ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하고 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이노플레이 빌딩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331억원을 안겨줬다.

CJ제일제당이 지속적으로 현금을 투입하고 있는 배경에는 CJ바이오사이언스의 열악한 재무건전성에 있다. 2009년 11월 설립된 CJ바이오사이언스는 감사보고서로 연간 실적을 파악할 수 있는 2014년부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해가 한 번도 없다. 2023년 229억원, 지난해 3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애초 현금창출력이 열악하다. 매출액이 2023년 56억원, 지난해 35억원에 불과해 영업이익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R&D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지만 자체 현금창출력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꾸준히 자본 확충을 요구받고 있다. 2019년 12월 172억원 규모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해 외부 차입도 지양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자회사 편입 이전인 2020년 9월 전환사채(CB) 발행으로 3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지만 2023년 모두 상환했다. 외부 차입을 지양하는 동시에 자본을 꾸준히 확충한 덕분에 지난해말 CJ바이오사이언스의 부채비율은 28.1%로 낮은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이 CJ바이오사이언스 차입금에 대해 제공하고 있는 지급보증도 없다.
◇CJ아메리카 64억 대여금 제공…자회사간 현금 이동 전략

대신 CJ제일제당이 미국 식품사업 완전자회사인 CJ아메리카를 통해 CJ바이오사이언스에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CJ아메리카와 일반자금 용도의 차입약정을 체결한 것은 2022년이다. 약정한도액은 400만달러로 2022년말까지 208만달러(26억원·잔액 기준)에 대한 차입이 실행됐다. 2023년말까지 차입 실행액은 308만달러(40억원)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약정한도액을 기존의 2배인 800만달러로 늘렸다. 이를 통해 지난해말까지 433만달러(64억원)에 대한 차입이 실행됐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말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94억원으로 이중 리스부채(유동·비유동 합산) 30억원을 제외하면 전액이 CJ아메리카로부터의 단기차입금이다.

CJ아메리카는 CJ제일제당멕시코(CJ Cheiljedang Mexico) 지분 100%와 비비고인터내셔널(Bibigo International)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슈완스 지분 18.33%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CJ아메리카가 보유하고 있던 CJ푸드USA(CJ Foods USA) 지분 100% 전량을 슈완스에 이전하는 대신 슈완스가 CJ아메리카에 신주를 교부한 결과다.
이는 CJ아메리카의 비교적 충분한 재무건전성과 현금여력 때문으로 보인다. 현금여력이 충분한 자회사에서 부족한 자회사로 대여 형태로 현금을 유연하게 이동하는 재무 전략이다. CJ아메리카는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이 51.6%이며 현금성자산이 510억원이다. 전환우선주(CPS) 3000억원을 발행 후 상환하고 신종자본증권 24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자체 조달도 활발히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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