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투는 지금]가이던스 초과 달성, 다변화 전략도 '성과'③1분기 실적에서 드러난 사업 방향성…"미국 이외 매출 성장 기대"
안준호 기자공개 2025-05-15 11:01:36
[편집자주]
실리콘투는 K뷰티 글로벌 진출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 구조, SNS 마케팅 등 현재 산업의 부흥을 이끄는 주된 요인들을 어떤 기업보다 빨리 준비했다. 현재는 시가총액 2조원을 돌파하고 더 큰 성장을 위해 전략을 모색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더벨은 실리콘투의 상장 당시 비전과 현재 상황, 향후 사업 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5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리콘투는 분기 실적 발표 시기 유독 관심을 많이 받는 기업 중 하나다. 성장 폭이 크다 보니 가이던스 대비 상회, 혹은 하회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이 크다. 이런 경향 때문에 분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사업 전략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자주 나오는 편이다.단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적의 경우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B2B와 풀필먼트 사업의 주요 매출처가 변화한 것은 물론,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성장이 이어지며 지역 다변화 전략의 성과를 이어갔다. 발표 직후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기대치가 워낙 컸던 영향일 뿐 방향성에 의문을 가질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실적 발표 앞두고 커진 기대감,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주가는 하락
실리콘투는 2025년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457억원, 영업이익 477억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63.9%, 62.1%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초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 대비 20% 이상 높은 수치다. 당초 제시된 컨센서는 매출 1961억원, 영업이익 391억원 수준이었다.
가이던스를 훌쩍 뛰어넘은 실적이었으나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5% 가량 하락한 4만600원으로 마감했다. 이틀째인 13일에도 약세를 이어갔다. 실적 발표 직전 주가 흐름이 연초 이후 최고치인 4만5000원 선까지 올랐던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발표를 앞두고 급격히 커진 것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리콘투 실적 발표 직전 에이피알이 전망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다. 에이피알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660억원, 영업이익 546억원을 거뒀다.
특이 눈을 끌었던 것은 지역별 매출 비중 가운데 ‘기타’ 비중이다. 지역과 관계없이 B2B 형태로 잡히는 매출이 반영된다. 실리콘투를 비롯한 기업향 매출이 들어가 있다. B2B를 포함한 기타 부문 매출이 607억원으로 442% 증가했다. 때문에 에이피알 실적 발표 이후 실리콘투 역시 이틀 연속 상승하며 주가가 15% 가량 올랐다.
시장 관계자는 “에이피알이 작년부터 실리콘투를 통해 제품 판매를 시작했고, 1분기 매출처 가운데 ‘기타’ 비중이 급증해 실리콘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측면이 있다”며 “덕분에 기존 전망치보다 대폭 증가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소문이 적지 않게 퍼졌다”고 설명했다.

◇북미 경쟁 심화, 유럽·중동 성장…명암 공존한 성적표
기대감을 배제하더라도 이번 실적에선 유의미한 지점들이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주요 매출처의 변화다. 실리콘투는 개인 고객 대상인 PA 사업, 기업향 도매 유통인 CA 사업, 플랫폼 판매를 지원하는 풀필먼트 사업이 주력이다. 전년 사업보고서 기준 부문별 최대 매출처는 스타일코리아US, 아이허브(iHerb), 아마존(Amazon.com) 등이었다.
작년 말 기준 각 사업별 매출 비중은 CA(88.0%), PA(3.8%), 풀필먼트(8.0%)였다. 이번 분기에는 CA 부문이 92.7%로 존재감이 커졌고 풀필먼트 비중이 3.3%로 전 분기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개인 고객 대상인 사업인 PA 매출의 경우 4.0%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작년 3분기부터 아마존 풀필먼트 영업을 중단하고, CA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매출 역시 변화가 컸다. CA 사업 부문 최대 매출처는 아이허브에서 인도네시아 법인으로, 풀필먼트 사업은 아마존에서 틱톡(TIKTOK)으로 변화했다. 북미 시장에서의 유통 채널 경쟁 심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풀필먼트의 경우 아마존 대신 차순위 마케팅·유통 채널인 틱톡샵이 최대 매출처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지역 다변화 기조 역시 이어졌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유럽 매출이 북미 비중을 상회하는 수준을 보였으며, 중동 역시 10%까지 비중이 확대됐다. 실리콘투 측은 “유럽 지역은 작년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중동 역시 창고 계약을 최근 마무리하고 이르면 올해 물량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서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비(比) 미국향 매출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한 이상 실적에 끼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지사 설립 후 본격적으로 물량 공급이 이뤄질 경우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교보증권 권우정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유럽이 200%, 중동이 170% 성장하며 유럽 매출 비중이 미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중동 지사 2곳, 멕시코 지사 1곳 설립이 예정되어 있어 해당 지역에서도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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