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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영화투자 단계별 투자체계 '구축' [모태펀드 문화콘텐츠 투자 9년 ⑥]문화콘텐츠펀드에 대한 평가기준 변화 '필요'

이윤재 기자공개 2014-02-25 09:40:05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0일 1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은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재원을 공급하는 투자자다. 이는 문화콘텐츠펀드의 영화 프로젝트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나리오부터 개봉까지 영화제작 과정 전반에 문화콘텐츠펀드의 손길이 닿고 있다.

최근 문화콘텐츠 투자관계자들은 수익성 위주의 평가체계를 바꿔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화콘텐츠산업의 양적 성장이 미흡한 상황에서 수익성만 추구하다보면 산업육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 시나리오부터 개봉까지 벤처캐피탈 자금 '공급'

영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문화콘텐츠펀드는 기획개발펀드와 제작초기펀드, 일반영화투자펀드로 분류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투자 관계자는 "영화가 촬영에 들어가려면 주연배우와 감독, 시나리오의 패키징이 완료돼야 한다"며 "제작사가 각 요소를 구비하기 위해서는 계약금 등이 필요해 자금수요가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콘텐츠펀드는 각 단계별로 재원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있다"며 "기획개발펀드와 제작초기펀드는 벤처투자로 비교하면 스타트업 투자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기획개발펀드는 시나리오에 대한 판권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펀드다. 건당 투자금액은 적게는 50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 수준이다. 투자자는 제작사와 함께 시나리오에 대한 공동저작권자로 등재되며, 영화화가 결정되면 시나리오 판권을 제작사에 넘겨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프로젝트가 제작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HQ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탈 중에서 유일하게 기획개발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 2008년 40억 원 규모로 결성돼 지금까지 64개 시나리오에 투자했다. 이중 '도가니'와 '화차', '가비', '차형사', '용의자X', '노브레싱' 등 10개 작품이 영화화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원작을 바탕으로한 '개미'나 '7년의밤' 등이 제작을 앞두고 있다.

HQ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기획개발펀드는 프로젝트가 완성될 수 있도록 밑거름을 마련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시나리오 영화화의 평균 과정을 고려해 투자기간을 2~3년으로 설정한다"고 설명했다.

제작초기펀드는 자금관리 등을 하는 메인투자자 확정 이전에 투자하는 펀드다. 미시간벤처캐피탈과 CJ창업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이 제작초기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제작초기펀드를 통해 메인투자자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개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 '소원', '친구2' 등이 제작초기펀드에서 메인투자자로 투자한 작품이다.

문화콘텐츠투자 관계자는 "기획개발펀드에서 시나리오 판권을 확보해 제작기반을 마련하고, 제작초기펀드가 패키징 구축 자금을 공급해 메인투자자를 유치를 가능케한다"며 "본격적인 영화촬영 단계에 일반적인 영화투자펀드가 참여하는 순환 구조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 문화콘텐츠펀드, 새로운 평가시스템 '필요'

벤처캐피탈이 영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구조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미국 헐리우드 제작사는 제작 중인 프로젝트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론)을 일으켜 자금을 마련한다.

문화콘텐츠투자 관계자는 "미국 영화산업은 매년 수백개의 프로젝트가 제작되고, 대규모 자본이 집중되는 등 성숙기에 들어섰다"며 "금융기관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측정할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산업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정부주도하에 육성에 나서며 벤처캐피탈이 첨병역할을 맡아왔다"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탈은 그동안 영화산업 육성이라는 정책적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덕분에 한국영화산업은 지난해 연간 누적관객수 2억 명을 돌파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벤처캐피탈이 산업육성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음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문화콘텐츠 투자업계는 영화산업이 장기적으로 뻗어나가려면 문화콘텐츠펀드에 대한 평가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콘텐츠투자 관계자는 "문화콘텐츠펀드 관리감독기관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한국벤처투자로 변경되면서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지게 됐다"며 "수익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영화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콘텐츠펀드에는 누적투자액 중 일부를 특정분야에 투자토록 하는 등 다양한 특약이 삽입돼있다. 다른 문화콘텐츠투자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은 리스크 헤지를 위해 주목적 투자외에 일정 부분을 구주매입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며 "칸막이에 둘러쌓인 문화콘텐츠펀드에서는 이러한 투자방법을 활용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벤처캐피탈이 수익성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정책목표 달성 등에 대해 정성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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