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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의 '베팅' 가능할까 [한전 부지 인수전]이건희 회장과 달리 대규모 투자 경험 없어..책임지기 어려운 선택 기로에

문병선 기자공개 2014-09-11 09:55:04

이 기사는 2014년 09월 05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전 부지 입찰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 삼성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강력한 경쟁 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최종 결정을 하고 일사분란하게 한전 부지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 부친이 병상에 누운 상황에서 과연 이 부회장이 수조원대 프로젝트를 재가할 수 있을지가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현재 미래전략실 전략1팀을 중심으로 한전 부지 인수전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고 이 부회장의 최종 재가만 남겨놓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2009년부터 삼성물산에서 개발 계획을 세웠던 경험이 있어 부지 분석이나 부지 활용 방안, 그리고 부지 가격 등에 대해서는 이미 검토가 끝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연 이 부회장이 이번 입찰에 참여할 수 있을 지 업계에서 관측은 엇갈린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부친과 달리 대규모 투자 결정 경험이 없다. 이건희 회장이 있을 때엔 실무진도 최종 책임을 이 회장에게 넘기고 상대적으로 책임에서는 자유로웠다. 이 회장은 임원들이 하기 어려운 선택을 하고 직접 책임을 졌다. 지금 삼성이 그럴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책임의 문제에 있어 고위 임원들이 자유롭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이재용 부회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실제 삼성 주요 경영진은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대규모 투자를 내리지 않는 것으로 재계에선 유명하다. 물론 국내 다른 그룹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주요 의사결정은 미래전략실을 통해 이 회장이 직접 챙겨왔다. 이 부회장조차 부친의 의사결정을 옆에서 보고 경영수업을 해 왔을 뿐 직접 대규모 투자를 지시한 적은 거의 없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삼성이 안정적으로 후계구도를 다져가야 하는 단계"라며 "무리한 투자로 구설수에 오를 일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장 여러 말이 나올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보다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를 추스르고 실적을 정상화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는 최근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위기론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삼성그룹 내부 관계자들은 참여쪽으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많다. 한 관계자는 "현대차보다 한전 부지 인수 동인이 적은 건 사실이지만 삼성도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그룹 사업구조 및 지배구조 개편이 과거 이건희 회장이 건강했을 때 지시한 사항들이고 한전 부지 역시 이 회장이 과거에 언질을 해놓았지 않겠느냐"며 "이 부회장이 부친을 대신해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수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한전이나 현대차 모두 이런 삼성그룹의 내부 분위기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만일 삼성의 참여가 없다면 유효경쟁이 성립될 지 미지수이고 이는 현대차나 한전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렇다고 삼성이 입찰에 참여한다고 해서 반기는 것도 아니다. 출혈경쟁에 나서야 하는 현대차는 고액 베팅을 감수해야 한다. 어떤 상황이든지 삼성의 참여는 이해관계자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전측은 과거와 달리 삼성그룹이 신중해졌다고 보고 있고 최종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부지 매각 관련 한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삼성물산이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지 개발 제안을 해 왔을 때 삼성측과 적지 않게 접촉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 부지 매각 즈음해서는 어떤 연락도 온 적이 없고 만남 자체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최종 결과는 "전자 입찰이 끝나야 나올 것이고 그 이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감정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나 삼성 모두 자체적으로 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이미 분석을 모두 끝내 별도로 한전 측을 접촉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입찰 방식도 온비드 전산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므로 미리 참여 여부를 알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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