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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랜우드, 구조조정 이슈에 남다른 관심 재벌 해체·산업 구조조정 과정서 투자 기회 발굴

권일운 기자공개 2016-01-27 08:35:13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0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라파즈한라시멘트 인수를 목전에 둔 가운데, 그간 여러 차례 구조조정 매물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 온 전력이 회자되고 있다. 첫 대형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 사례였던 동양매직은 물론, 가장 큰 공을 들인 동양시멘트 역시 구조조정 매물이었다. 라파즈한라 역시 글로벌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 기회를 얻게 됐다.

글랜우드가 사모투자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브랜드를 각인시킨 사례는 2013년의 동양매직 인수였다. 글랜우드는 당시 NH PE(현 NH투자증권 PE)와 함께 동양그룹 해체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동양매직을 인수하며 신고식을 제대로 치렀다. 동양매직 인수는 현대백화점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경합한 끝에 이뤄낸 성과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이후 프리 IPO(상장 전 지분 유동화) 투자 기회 등을 엿보던 글랜우드에게 또다른 동양그룹 해체의 산물인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할 기회가 왔다. 동양시멘트는 동양그룹의 모태나 다름없었는데, 글랜우드가 동양시멘트마저 인수할 경우 사실상 동양그룹의 알짜를 전부 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동양시멘트 인수전은 모든 시멘트 회사들이 총 출동하는 각축전 양상을 나타냈다. 총 7곳의 시멘트 회사들이 비슷한 점유율을 나눠 차지하고 있는 시멘트 시장에서 어느 한 곳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곧바로 1위로 등극, 시장을 주도하는 결과를 낳는 구도였다. 그래서 전략적투자자(SI)들은 물론, SI의 조공 역할을 맡을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도 놓칠 수 없는 거래였다.

글랜우드는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가장 화려한 진용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았따. 글랜우드는 SI로 라파즈한라를 끌어들였고, 또다른 FI로 베어링PEA를 끌어 들여 힘을 보탰다. 인수 구조도 기발했다. 글랜우드와 베어링PEA가 라파즈한라에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을 공급하고, 이 자금을 토대로 라파즈한라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이같은 구조대로라면 글랜우드와 베어링PEA는 한 건의 투자로 두 곳의 시멘트 회사에 투자화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약 12%의 점유율을 갖고 있던 자신들보다 약간 더 점유율이 높은 동양시멘트를 인수해 시멘트 업계의 화두인 컨솔리데이션(통합)을 주도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글랜우드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동양시멘트 인수전 패배가 오히려 기회로 되돌아왔다. 동양시멘트 인수를 위해 지렛대로 사용하려던 라파즈한라를 통째로 인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정은 이랬다. 라파즈한라의 대주주인 라파즈는 또다른 메이저 시멘트 회사인 홀심과 합병, 라파즈홀심을 출범시켰다. 라파즈홀심은 이때 주주들에게 해외 자회사 중 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곳은 정리하겠다는 약정을 체결했다. 글랜우드는 이같은 약정 내용을 사전에 간파하고 있었다. 그래서 라파즈한라 측에 동양시멘트 인수전 참여가 한국시장 잔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동양시멘트 인수가 무위로 돌아갔지만 글랜우드는 침착했다. 대신 라파즈홀심 측에 역제안을 내놓았다. 어차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면 자신들에게 라파즈한라를 매각하라는 것이었다.

글랜우드는 여러 차례의 학습효과에 따라 시멘트 업체를 인수하더라도 수직 또는 수평 계열화 없이는 생존과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적합한 SI 물색 작업에 나섰다. SI후보로 거론되는 유진의 경우 앞서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삼표처럼 시멘트의 가장 큰 수요처인 레미콘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수직계열화를 모색할 수 있다. 또다른 SI 후보인 성신양회와 힘을 합치면 시장점유율을 두 배 끌어올리는 효과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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