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진해운, 美 롱비치터미널 ㈜한진에 팔수 있나 연내 경영권 매각 불가, '채권단 압박'에 임시변통 시각도

이효범 기자공개 2016-08-25 08:10:11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4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계열사인 ㈜한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매각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채권단 자율협약 아래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한진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진도 "글로벌사업 역량 강화의 일환으로 미국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한진해운은 2000년대 초부터 롱비치터미널을 운영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터미널을 개장하면서 캘리포니아주와 지분 처리와 관련된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에는 한진해운이 롱비치터미널의 경영권을 임의로 타 기업에 매각할 수 없다는 단서가 달렸다.

대신 한진해운은 캘리포니아주로부터 일정 기간 세금을 감면 받기로 했다. 이 기간 동안 경영권이 제3자에게 넘어가면 그동안 감면받은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 경영권 매각이 제한되는 시기는 올해 연말까지로 알려졌다.

앞선 조건을 고려할 때 한진해운이 롱비치터미널 지분 전량 혹은 일부를 한진에게 매각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타래 처럼 얽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차원의 관점에서 보자면 거래 당사자들이 사실상 같은 계열이기 때문에 한진해운이 일부 지분을 ㈜한진에게 매각하더라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과 캘리포니아주 양사간의 계약이라는 점에서 볼 때 ㈜한진을 제3자로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더욱이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한진해운은 채권단과의 협상 결과와 무관하게 한진그룹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상선 사례에 비춰볼 때 그룹차원의 지원이 있더라도 경영권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조양호 회장도 채권단에 경영권 포기 각서를 제출했다.

특히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기간이 오는 9월 4일로 임박하면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경우 한진해운의 자산은 동결됨과 동시에 ㈜한진과의 계열관계도 자연스럽게 끊어지게 된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자면 ㈜한진은 한진해운과 제 3자의 관계에 놓이게 된다. ㈜한진에게 롱비치터미널을 매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이 때문이다. 롱비치터미널의 지분은 한진해운이 50% 이상을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MSC가 보유 중이다. 롱비치터미널 지분으로 1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한진에 지분을 매각할 경우 경영권이 2대주주인 MSC에게로 넘어갈 수 있는 셈이다.

더욱이 MSC가 롱비치터미널 우선매수권을 들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을 설립할 당시 지분 100%를 보유했었지만 2006년 터미널의 물량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판단아래 MSC에 지분 일부를 넘겼다.

일부에서는 물리적 시간을 고려할 때 ㈜한진에게 지분을 매각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있는 터미널 지분을 사들이거나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한진 자체적으로 실사가 필요하다"며 "또 오는 9월 4일 자율협약이 종료되면 어떻게든 한진해운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롱비치터미널의 진성매각보다는 유동화를 통한 자금을 조달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특수목적법인(SPC)를 만들어 재무적투자자(FI)를 모집하고 한진해운이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장 급한 자금을 조달하고, 내년에 진성매각에 돌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 회장이 한진해운에게 대규모 자금을 출자해야 한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

이 때문에 ㈜한진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는 단순 검토 차원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진해운이 채권단에게서 신규자금 지원을 놓고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임시변통에 불과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진해운은 지난 4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에서 롱비치터미널을 통해 1000억 원을 마련키로 했지만 차질을 빚고 있다.

거래를 검토 중인 한진해운과 ㈜한진 측은 이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롱비치터미널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 중 하나"라며 "검토 중인 사안이라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