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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올무티닙' 사태 오나 [한미약품 올무티닙 쇼크]주요 기술수출 성공확률 낮은 '임상2상' 머물러, 돌발변수 우려

이윤재 기자공개 2016-10-06 14:18:4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6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이 폐암신약 '올무티닙' 라이선스 권리를 반환받으면서 나머지 기술수출 품목들의 개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총액 규모 8조 원을 웃도는 계약이지만 자칫 '제2의 올무티닙' 사태가 촉발되면 해당 금액 수령이 불투명해진다. 현재 한미약품이 추진 중인 기술수출 품목들은 난공불락으로 꼽히는 임상 2상 단계에 집중돼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지난해 8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한 폐암신약 올무티닙 권리 반환을 통보받았다. 이미 수령한 계약금 500만 달러와 단계별 수수료(마일스톤) 150만 달러는 반환하지 않지만 향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됐던 수익은 고스란히 사라졌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올무티닙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춘 제약사다. 올무티닙의 잠재적 경쟁 제품인 아파티닙(지오트립)을 보유하고 있다. 올무티닙은 지오트립 등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약을 쓰고 내성이 생긴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물질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아파티닙과 올무티닙의 시너지를 노리고 라이선스 인을 시도했다가 시장 환경 급변과 임상 실험결과 등을 감안해 권리 반환을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기존 기술수출 계약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 다국적 제약사들과 총액 8조 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과 일부 마일스톤으로 약 10%에 달하는 8000억 원을 수령했지만 나머지는 미실현 수익이다.

한미약품

문제는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제품들이 실패확률이 높은 임상 2상에 집중돼있다는 점이다. 한미약품은 릴리(HM71224)와 제넥텐(HM95573), 스펙트럼(포지오티닙)에 기술수출한 품목들에 대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얀센과 추진 중인 비만당뇨병치료제(HM1252A)도 임상 1상을 끝내고 임상 2상 돌입을 준비 중이다. 주요 기술수출 제품 대부분이 임상 2상 단계인 셈이다.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단계별 성공확률은 63.2%, 30.7%, 58.1%로 집계됐다. 임상 2상에서 실패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이야기다. 이번에 라이선스 반환이 결정된 올무티닙도 2상에서 돌발 사태가 발생했다.

성공률을 감안하면 기술수출 규모가 5조 원에 달하는 사노피와의 계약도 낙관하긴 어렵다.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지만 나머지 지속형 인슐린과 인슐린 콤보(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는 각각 1상 진행, 준비단계다. 예정대로 상용화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한미약품의 대금 수령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바이오협회에서 밝힌 자료는 미국에 국한되다보니 한국 제약사가 글로벌 진출까지 포함하면 성공확률은 더 낮아질 것"이라며 "더구나 신약개발은 올무티닙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임상실험 외에도 외부적인 변수가 다양해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임상실패 시 당초 발표된 기술수출 규모의 절반도 안 되는 수익을 얻는데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약품은 올무티닙 외에 다른 기술수출 품목에 대한 우려를 전면으로 부인했다.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다른 기술수출 신약 중 임상과정에서 아직 올무티닙과 같은 부작용이 난 사례는 없다"며 "해당 품목들의 경쟁 제품이 나온 것도 아직까지 알려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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