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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잉여금 5000억 첫 돌파…재무부담은 '여전 [Company Watch]인적분할 후 누적순익 6200억, 순차입금 8000억·대부분 단기

심희진 기자공개 2017-03-07 08:22:51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6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이 8년 연속 흑자행진에 힘입어 지난해 5900억 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하지만 총차입금이 9000억 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현금성자산은 780억 원에 불과해 재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차입금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70%로 높은 편이다.

풍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 8318억 원, 영업이익 2178억 원을 기록했다. 인적분할을 실시한 2008년 이후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기록한 해가 없었다. 지난 8년간 누적 순이익은 6200억 원에 달한다.

외부 유출 없이 순이익이 그대로 쌓이면서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5851억 원까지 늘었다. 이익잉여금이 5000억 원을 넘어선 건 설립 후 처음이다.

2008년 이후 풍산의 이익잉여금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09년 1805억 원, 2010년 2979억 원, 2011년 3061억 원, 2012년 3353억 원, 2013년 3661억 원, 2014년 4154억 원, 2015년 4505억 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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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인 군용탄, 스포츠탄 등 방산 부문의 판매 확대가 주효했다. 2009년 26.6%였던 방산 부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6.5%로 1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한화그룹과 함께 국내 방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보니 매년 15%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소전의 경우 해외 공급처를 늘려 수익성을 높였다. 풍산은 2013년 호주 조폐국과 주화용 소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3년 동안 연 2000톤을 수출했다. 이외에 커넥터용 동합금 등 자동차, 전기전자 제품 소재의 판매 증가도 순이익 실현으로 이어졌다.

다만 판/대, 관, 봉 중심의 신동 부문은 2011년 이후 1~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저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영업이익률이 7~8%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 매출처인 건설, 자동차, 반도체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매출 신장이 한계에 직면했다. 여기에 전기동 가격이 하락하면서 메탈로스(Metal loss·원재료 매입가보다 판매가가 낮아지는 현상)가 발생해 원가 부담이 늘어났다.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이었던 전기동 가격은 지난해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덕분에 주력 제품인 동판, 동관, 소전 등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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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증대에도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중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풍산의 총차입금은 8815억 원이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이 778억 원에 불과해 순차입금 역시 8000억 원이 넘는 상황이다. 총차입금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6000억 원)은 70% 수준이다.

2010년대 들어 풍산의 총차입금은 1조 원을 넘어섰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400억~500억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순차입금이 1조 원이 넘는 상황이 이어졌다. 차입금의존도도 40~50%에 달했다.

영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이 자회사 지원, 대출금 상환 등으로 빠져나간 탓이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미국 생산법인인 PMX에 대한 자금 수혈을 꼽을 수 있다. 1989년 미국 신동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PMX는 2015년까지 매년 대규모 적자를 내며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풍산은 지난 15년간 PMX에 총 3억 달러를 지원했고,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단기차입금을 꾸준히 늘렸다. 이로 인해 2010~2015년 총차입금 중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서울 중구 충정로에 신규 사옥을 건립한 것도 재무 부담을 가중시켰다. 풍산은 2010년 지상 16층, 지하 6층 규모의 사옥을 짓기 시작해 2011년 12월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농협 등으로부터 3000억 원이 넘는 시설자금을 빌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체 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라 자금 운용이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전기동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향후 실적 증대와 차입금 축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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