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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발행량, 달러화 쏠림 속 호주통화 급부상 [KP/Overview] 1분기 80억 달러 돌파…금리인상 대비 선제 조달

이길용 기자공개 2017-04-03 10:37:01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1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 시장은 연초부터 호황이었다. 발행 규모가 80억 달러를 돌파할 만큼 딜이 넘쳐났다. 차환 수요와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한 선제 조달이 겹쳐 벌어진 현상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지만 여전히 한국물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비중은 80%가 넘을 만큼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다만 호주달러(AUD)와 뉴질랜드달러(NZD)가 빈틈을 파고 들어 비G3(달러화·유로화·엔화 제외 통화)의 비중을 높인 점이 눈에 띤다.

◇ 2014년 1분기 발행 수준 회복…상반기 쏠림, 금리 인상 여파

31일 더벨이 따르면 2017년 1분기 한국물(공모 기준) 발행 물량은 총 84억 12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71억 1658만 달러보다 18%가량 늘어난 수치다. 2017년 1분기보다 많은 분기 발행 규모를 찾기 위해서는 2014년 1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발행 물량은 89억 5124만 달러에 달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한국물 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연출했다. 2014년부터 정부가 공기업 부채관리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한국물 주요 발행사인 공기업들이 외화채권 발행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한국물 발행 시장은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1분기에는 공기업들의 발행이 많지 않았지만 차환 수요와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한 선제 조달 수요가 합쳐져 3년 만에 호황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7년 한국물 만기도래 규모는 309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326억 달러보다 5%가량 감소한 수치다. 다만 상반기 만기 도래 물량은 190억 달러로 하반기 119억 달러보다 71억 달러가 많다. 차환 물량은 줄었지만 상반기 쏠림 현상이 심해 1분기부터 차환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상에 대비한 선제 조달 수요도 만만치 않다. 2015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던 미국은 2016년에도 2~3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 증시 붕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은 금리 인상을 자제했다.

2016년 12월 금리를 인상한 미국은 2017년부터는 예상대로 빠르게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당초 6월 인상 가능성이 지배적이었지만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기준 금리 인상이 결정됐다.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이 전개되면서 한국물 발행사들도 절대 금리 수준이 오르기 전에 달러화를 선제적으로 조달하겠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분기부터는 공기업들의 한국물 발행도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동발전, 광물자원공사, 도로공사 등 이미 주관사를 뽑고 외화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 한국가스공사·한국수력원자력 등 차환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공기업들도 조만간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계 공모채권 해외 발행 추이

◇ 달러화 비중 80% 이상…호주달러, 한국물 주요 이종통화로 급부상

미국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물 시장의 대세는 미국 달러화다. 미국 달러화 발행 규모는 69억 달러로 1분기 전체 물량의 82.13%를 차지했다.

유로화·엔화 등 G3 통화의 경우 기준 금리가 마이너스 금리에 돌입해 절대 금리 수준은 싸다. 하지만 이를 달러화나 원화로 스왑하는 국내 발행사들의 수요를 고려하면 달러화보다 조달 비용은 비싸다는 지적이다. 마이너스 금리일 경우 베이시스 스왑(Basis Swap)이 악화돼 스왑으로 인한 비용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빈틈을 호주·뉴질랜드달러 시장이 메꿨다. 1분기 캥거루본드(AUD)와 카우리본드(NZD)는 13억 호주달러와 4억 뉴질랜드달러 규모로 발행됐다.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전체 한국물 발행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1.85%와 3.29%를 차지했다. 2016년 90%가 넘었던 미국 달러화 비중을 낮추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마이너스 금리인 유로화·엔화와는 다르게 호주는 선진국 금융 시장이면서 1.5% 수준의 기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스왑 시장의 변동에 따라 미국 달러화보다 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국물 발행사들은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캥거루·카우리본드를 적극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3년 만에 메이플본드(CAD)를 발행했다. 캐나다달러 시장은 보수적인 투자자가 많아 우량한 신용도가 아니고서는 접근하기가 힘든 시장이다. 수출입은행은 통화 다변화와 캐나다달러 대출 실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메이플본드 발행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분기 해외채(공모) 발행 통화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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