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22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Ryanair) 회장은 지난해 "공항세를 인하하거나 없애면 향후 10년 이내에 무료로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행간에는 공짜 항공료 덕분에 수요가 증가하면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라이언에어는 유럽의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LCC)로 꼽힌다.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이같은 수익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부가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8% 수준이다. 세계적인 LCC 중에는 부가매출이 30%를 넘는 사례도 있다고 하니 제주항공이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할 매출처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제주항공은 이미 사내에 전담조직을 꾸려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우선 수하물 서비스를 다양화해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재 3단계로 나눠져 있는 운임체계를 한층 더 세분화하고 수하물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의 선택여부에 따라 각각 다른 운임을 책정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걸음마 단계이지만 이같은 수익모델을 조기에 정착시키면 국내 LCC 간의 운임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운임을 낮추더라도 부가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한층 완화시킬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대형항공사(FSC)에 길들여져 온 국내 소비자들이 이같은 서비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LCC의 항공료가 해외에 비해 비싼 편이라 부가서비스를 추가하면 결국 FSC와 가격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비싸지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제주항공을 지칭하는 가장 흔한 수식어 중 하나는 '국내 LCC 최초'다. 실적, 상장, 신규 노선, 항공기 매입 등 창립 이후 그만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제주항공이 앞으로 어떤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잘하면 국내 최초로 항공료를 받지 않는 항공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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