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국내 최초 SRI채권 사후검증도 나선다 중부발전 사후보고서 평가, 이르면 2021년 8월 발표 예정
이지혜 기자공개 2020-11-05 15:15:19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4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신용평가가 SRI채권(ESG채권)의 사후보고 업무를 맡았다. 한국중부발전의 지속가능채권의 사후보고를 검증하기로 했다. SRI채권의 사후보고를 외부 기관이 검증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SRI채권은 조달자금이 모두 소진할 때까지 발행사가 1년에 한 번 투자자안내문 형식의 사후보고를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사후보고는 발행사에 자율적으로 맡겨져 투자자의 신뢰를 이끌어내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중부발전이 이런 한계를 보완하는 데 첫 발을 뗀 셈이다.
◇SRI채권 사후보고, 외부기관 검증은 사상 최초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중부발전이 SRI채권의 사후보고를 검증할 기관으로 한국신용평가를 선택했다. 한국신용평가에게 SRI채권의 사전검증과 사후보고 검증을 둘다 맡기는 방식으로 계약했다.
SRI채권은 ESG채권이라고도 불리며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 세 가지 종류로 구성된다. 발행 전에 채권의 관리체계를 외부기관에 의무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발행 이후에는 자금을 소진할 때까지 발행일로부터 1년 안에 투자자안내문 형식으로 사후보고를 내야 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에 따라 한국중부발전이 발행하는 지속가능채권에 대해 사전검증을 진행해 10월 26일 공시했다. 해당 채권은 SRI채권 인증기준에서 최고등급인 STB1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중부발전이 지속가능채권의 관리, 운영체계를 분명하게 정비했고 조달자금을 해당 프로젝트에 확실히 투입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지속가능채권 관리체계가 ICMA(국제자본시장협회)의 원칙에 모두 적절히 부합했으며 한국중부발전이 전사적으로 지속가능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후보고 검증은 한국중부발전이 SRI채권 규정에 따르고 있는지, 당초 공시했던대로 자금을 사용했는지 투입내역과 금액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한국중부발전이 사후보고서를 발간하면 그로부터 한 달 안에 이를 검증해 평가자료를 낼 것”이라며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회사 관계자 면담 등을 거쳐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중부발전은 10월 30일 지속가능채권을 11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속가능채권으로 조달된 자금은 올해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재생에너지사업과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사업 등에 쓰인다. 2025년까지 매년 사후보고가 발간될 수 있는 셈이다.
한국중부발전이 이르면 7월 안에 사후보고를 발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한국신용평가는 8월경 사후보고에 대한 인증평가를 진행해 공시한다. 사후보고 인증평가도 사전검증과 마찬가지로 최고 등급인 STB1부터 STB5까지 다섯단계로 나뉘어 발표한다.
◇사후보고, 투자자 신뢰 제고의 ‘열쇠’
SRI채권의 사후보고를 외부기관이 검증하는 것은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SRI채권은 사후보고를 발행사가 자체적으로 발표해왔다. 이렇다보니 자금이 본래 취지대로 쓰였는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낮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신용평가와 회계법인에게도 새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 SRI채권의 사전검증은 채권을 발행하기 전 관리체계에 대해 한 번 이뤄진다. 관리체계 내용이 바뀌기 전까지는 SRI채권의 발행 횟수와 상관없이 추가로 사전검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
반면 사후보고의 외부검증은 채권 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검증은 SRI채권의 관리체계와 운영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을 회사가 증명하는 개념으로 한 번만 인증받으면 돼서 사업적으로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며 “사후보고를 검증해야 투자자 신뢰를 이끌어내면서 사업적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사후보고의 외부검증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신용평가, 딜로이트안진과 MOU를 맺어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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