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관 돋보기/한국자산관리공사]5년 만에 순익 반토막, 코로나19의 역설⑥부채비율 51% → 194%…포용금융 정책 등 여파
김민영 기자공개 2021-06-07 07:39:38
[편집자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올해로 창립 59주년을 맞이했다.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민간 기업 구조조정과 서민금융 지원 기금 형성 및 운용 등 핵심 역할을 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캠코에 대해 자세히 아는 금융소비자는 드물다. 캠코가 최근 몇 년 간 내놓은 각종 공시 자료를 토대로 경영 현황과 과제 등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4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고심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5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배 가까이 뛰어 올랐다.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정부 분위기와 코로나19가 맞물린 기업 자금 지원이 경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해 5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6년 당기순이익 1126억원에 비해 50%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캠코는 2017년 451억원, 2018년 721억원, 2019년 6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캠코의 부채비율은 2016년 51%로 우수했지만 2017년 104%, 2018년 117%, 2019년 158%로 꾸준히 상승했다. 작년 말엔 194%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의 순이익 감소와 부채비율 상승은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부실 채권 매입과 매각이라는 기업 구조조정 업무 보다는 기업을 살리기 위한 자금 지원에 더 힘을 쏟은 결과라는 평이다.
부실 자산 인수와 매각은 줄어들면서 실적이 줄었는데 기업 지원 자금 마련을 위해 캠코채 발행을 늘리면서 부채는 쌓였다.
캠코는 작년부터 기업자산 매각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기업에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했다. 기업이 부동산, 선박 등 자산 매각을 신청하면 매입자산 특성과 기업수요 등을 감안해 ‘자산매입 후 임대’(세일 앤드 리스백·Sale&Leaseback) , ‘보유 후 매각’(바이 앤드 홀드·Buy&Hold)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수 작업을 벌였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금융회사 이자 유예 프로그램 등으로 부실 기업 수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캠코 본연의 업무인 부실 기업 채권 인수 후 매각을 통한 수익이 감소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들어 부실난 기업과 개인에 대한 과도한 추심업무를 하지 못하는 점도 캠코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여기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연결 자회사가 늘어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2019년 설립된 캠코시설관리가 작년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면서 인건비 등 매출원가가 크게 늘어났다.
캠코시설관리는 현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일환으로 캠코에서 일하던 미화, 보안, 통신 등 시설관리 용역을 정규직화 하기 위해 만든 자회사다. 작년 캠코 매출액은 5916억원인데 매출원가만 3228억원에 달했다.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과 노동정책을 충실히 따랐다가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결국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올해 초 캠코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6500억원의 출자를 결정했다. 증자가 없었다면 캠코의 부채비율은 올해 246%, 내년 261%로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정부 출자로 캠코 부채비율은 올해 187%, 내년 199%로 떨어진다. '최악'은 피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적 악화에 대해 캠코 관계자는 “2016년 회계연도와 달리 보유 주식 처분 등과 같은 비경상적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캠코는 매년 400억~600억원대의 안정적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2016년 자회사 보유 지분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 등으로 금융수익이 796억원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공기업의 특성상 수익성을 과도하게 추구하기 보단 적정한 수준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며 “민간 기업과 같은 잣대로 보는 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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