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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SK네트웍스의 상사 네트워크, 렌탈업 '글로벌 진출' 서포트③'버추얼 철강기업' 꿈 7년만에 접어...매출 2조원대 급감, SK매직 동남아 진출 서포트

김서영 기자공개 2021-06-14 13:25:57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는 종합상사업에서 탈바꿈해 이제는 '종합렌탈기업'으로 불린다. 상사업의 색채가 옅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매출 2조원대를 기록하며 사업부문 가운데 두 번째로 큰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렌탈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 중인 가운데 종합상사로서 키워온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물-석유-자원개발업', 철광석 개발 7년만에 철수

직물사업을 모태사업으로 영위하던 SK네트웍스가 종합상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석유사업을 들어오면서부터다. 1973년 당시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은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수직계열화'를 목표로 선경석유를 설립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선경석유를 선일섬유와 합병해 선경㈜을 설립했다. 선경㈜이 종합무역상사에 지정되면서 종합상사업을 본격적으로 영위하게 됐다. 1980년 민영화된 대한석유공사 지분 50%를 인수하며 석유사업을 확장해나갔다.

석유사업에 대한 자신감은 해외 자원개발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SK상사(SK네트웍스 전신)의 자원개발사업은 2007년 본격화됐다. 2003년 분식회계 사태 이후 4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원개발사업을 낙점했다.
(출처: SK네트웍스 2009년 연간 실적 자료)
SK네트웍스가 자원개발사업 가운데 가장 주력한 부분은 철광석이었다. SK네트웍스는 '버추얼(Virtual) 철강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버추얼 철강기업이란 '제철소 없는 철강기업'을 뜻하는 표현으로, 원재료 개발·확보에서부터 운송, 블렌딩, 가공, 유통, 무역 등 조강을 제외한 모든 영역의 철강사업을 영위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국외 현지에서 맞춤형 상태로 가공하고 판매해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었다.

SK네트웍스는 2010년 캐나다 콘솔리데이트 톰슨(CLM)과 대규모 철광석 장기구매계약을 맺으며 철광석 대량 확보에 성공했다. 같은 해 브라질 EBX그룹 산하의 철광석 개발업체 MMX에 7억달러(한화 약 84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비석유자원개발 역사상 최대규모로, MMX가 발행할 21억5000만달러 규모의 신주 중 7억달러어치(지분 18.1%)를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SK네트웍스의 자원개발사업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다. 상사 사업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이를 막기 위한 사업 재편에 돌입했다. 사업 재편이 '해외자산 효율화'라는 명목 아래 진행되면서 해외 자원개발업이 주된 타깃이 됐다.

SK네트웍스는 2014년 초 MMX 투자금을 전액 손실 처리했다. 철광석 공급 사업에서 꼭 필요한 항만 조성 사업이 계속해서 지연된 탓이다. 동시에 SK네트웍스가 MMX와 맺었던 철광석 장기공급계약도 자연스레 해지됐다. 같은 해 2007년 대한광업진흥공사와 손잡고 인수했던 중국 북방동업 지분도 매각이 결정됐다.

현재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개발 사업장은 호주 석탄광산 지분 2개뿐이다. 한때 전 세계에서 20여개가 넘는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자원개발 사업 규모는 더욱 줄어들었다. SK네트웍스는 △SK Networks Resources Australia (Wyong) Pty Ltd. △SK Networks Resources Pty Ltd. 등 두 개 법인에 대해 각각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마저도 지난해 매각하기로 결정되면서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됐다.

◇매출 2조원대 상사부문 활용법, 렌탈업 '해외 진출' 서포트

SK네트웍스는 자원개발 사업에서 빠르게 철수했고 렌탈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다시 설계했다. 그 결과 상사 부문의 매출 비중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017년 말 SK네트웍스의 상사 부문은 6조48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15조2008억원) 가운데 상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2.7%에 달했다.

이듬해부터 상사 부문 매출은 점차 축소하기 시작했다. 2018년 SK네트웍스 상사 부문 매출은 5조4165억원으로 6조원대를 기록한 전년보다 16.5%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사 부문 매출은 2조4102억원으로 2017년과 비교해 62.8% 급감한 수준이다. 상사 부문의 매출 비중 역시 2018년 38.7%, 2019년 32.5%, 지난해 22.7%로 떨어졌다.

상사 부문의 매출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SK네트웍스의 주요 매출처다. 2018년까지 SK네트웍스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상사 부문이었다. 그러나 2019년 정보통신 사업부문 매출이 5조8232억원을 기록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지난해 정보통신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은 48.54%(5조1601억원)로 가장 컸고, 상사 사업부문이 22.7%(2조4102억원)로 뒤를 이었다.

SK네트웍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카라이프(SK렌터카 포함)와 SK매직은 지난해 각각 1조8502억원과 1조2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들의 매출 비중은 상사 사업부문의 뒤를 이어 카라이프 사업부문은 3위, SK매직은 4위로 나타났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네트웍스가 외형이 축소된 상사업을 완전히 사업을 접지 않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성장동력인 SK매직과 SK렌터카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 상사 부문이 서포트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트레이딩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상사 부문은 해외 각지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상사 부문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미국, 유럽, 중국, 브라질, 중동 등 9곳에 해외현지거점을 두고 있다.

SK네트웍스의 렌탈사업은 이미 국내시장 점유율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지만, 앞으로의 외형 성장을 위해선 글로벌 시장 확대가 필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SK매직은 지난해 수출매출은 29억원으로 전체 매출(1조221억원)의 0.28%에 불과하다.

앞서 렌탈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모기업 SK네트웍스와 SK매직 간의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2019년초 SK네트웍스는 상사 부문에 있던 '글로벌성장사업부'를 100억원에 SK매직에 넘겼다. 상사 부문이 보유하던 말레이시아 법인(100%), 베트남 법인(100%), 일본 합자회사 법인(49%) 등 지분이 SK매직으로 양도됐다. SK네트웍스는 2018년 동남아시아 렌탈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종합상사는 7·80년대 과거에 쓰이던 용어이며 SK네트웍스는 2000년대부터 종합상사 모델에서 탈피해 유통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바꿨다"며 "렌탈사업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에 진출할 경우 상사 부문의 역량과 네트워크를 활용해왔고 앞으로 그런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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