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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그룹, '융합의 경제 효시' 日 주가이 관계 향배는 로슈 인수 후에도 우호 관계 지속...'교류 상징' C&C신약연구소, 그룹 R&D 싱크탱크로

최은수 기자공개 2023-05-04 13:11:0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3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서 첫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를 만들어낸 이종호 JW홀딩스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차후 JW그룹의 융합 경제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이 명예회장은 1992년 일본 주가이제약(CHUGAI)과 함께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는데, 2019년 말 JW홀딩스가 일본 측 지분을 확보해 그룹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공조 상황의 변화도 엿보이기 시작했다.

JW그룹은 다만 선대회장서 시작된 주가이제약과의 인연이 넥스트 오너십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특히 2002년 글로벌 빅파마 로슈(Roche)의 M&A로 주가이제약의 오너십이 변경됐지만 '끈끈한 융합의 경제 기조'는 계속됐다.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 판권 확보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꼽힌다.

◇C&C신약연구소 주가이 지분 정리됐지만 양사 '신뢰관계' 계속

JW그룹과 주가이제약과의 협업 관계는 1992년 처음 시작됐다. 고 이종호 JW홀딩스 명예회장(당시 회장)과 고 우에노 주가이제약 회장은 양사가 이어온 신뢰관계를 토대로 혁신신약을 공동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초기 지분비율은 50대 50. 국내에선 처음 이뤄지는 국제적 협력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적 제휴였다.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은 일본 주가이제약과 공동으로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사진은 1991년 11월 18일 설립조인식 당시

이 명예회장 본인이 JW그룹과 주가이제약과의 연결고리를 자처할 만큼 그룹의 중차대한 사안으로 꼽힌다. 이 명예회장은 1992년 C&C신약연구소 설립을 위한 조인식에서 "대한민국의 인재와 일본의 신약개발 노하우를 합쳐 제대로 된 신약을 만들어보자"라는 협업 취지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주가이제약은 C&C신약연구소 설립 10년 뒤인 2002년 스위스 소재의 글로벌 빅파마인 로슈(Roche)에 M&A됐다. 다만 긴 호흡의 PMI(인수 후 기업 결합)를 추구하는 로슈의 경영전략에 따라 C레벨 교체는 최소화했다. 주가이제약과 로슈의 M&A를 성사한 나가야마 오사무 CEO가 피인수 이후에도 경영 중책은 맡은 것이 일례다.

M&A 이후에도 양사의 공조 체제는 오히려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앞서 JV 설립을 통한 간접적인 협업을 넘어 라이선싱을 포함한 글로벌 네트워킹 수준으로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슈의 PMI 전략은 2009년 아바스틴을 개발한 제넨텍을 M&A한 이후에도 기존 사업 전략을 최대한 인정했던 사례를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며 "오너십이 바뀌었지만 양사의 공조 체제가 흔들리지 않은 배경으로도 꼽힌다"고 말했다.

JW그룹 관계자는 "2010년대 주가이제약의 핵심파이프라인인 악템라와 헴리브라와 판권을 각각 2013년과 2017년 도입하며 그룹의 수익성이 한 단계 상승하기도 했다"며 "지분 관계를 정리한 것은 C&C신약연구소가 이제는 협업을 거쳐 독자적으로 R&D를 수행할 수준으로 내실을 갖춘 점을 고려한 전략적 행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선대회장의 '융합의 경제' 유지, C&C신약연구소 자체 라이브러리 발굴 성과로

C&C신약연구소가 2019년 JW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엔 이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그룹의 넥스트 오너십 이경하 JW그룹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회장은 C&C신약연구소를 JW중외제약의 신약연구센터와 함께 그룹 혁신신약(first-in-class) R&D의 중요한 축으로 봤다. 약 2년 간 직접 대표직을 맡으며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었다.

이 회장은 2021년 C&C신약연구소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지분 양수도 이후 C&C신약연구소가 JW그룹의 완전 자회사로 자리잡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그룹 R&D를 총괄하는 박찬희 JW중외제약 CTO에 C&C신약연구소 전권을 넘겼다. 전임상부터 임상 3상까지의 그룹 R&D 융복합을 위한 방향성을 구체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약 20년의 업력을 쌓은 C&C신약연구소는 자체 플랫폼 및 신약후보물질 발굴 역량을 갖췄다. 300여종의 암 세포주 및 유전자 정보 등이 데이터베이스(DB)화 돼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플랫폼 '클로버(CLOVER)' 시스템을 필두로 암 유전체 정보, 화합물, 약효 예측 등을 데이터를 토대로 별도 실험 없이 각 질환별 신약후보물질을 골라낼 수 있다.

C&C신약연구소의 자체 라이브러리 및 후보물질 발굴 역량은 추후 그룹의 혁신신약 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마중물이 될 예정이다. 주가이제약이 2019년 보유 지분을 정리한 것도 JW그룹이 흩어져 있던 R&D 기능을 통합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사업 전략에 이바지하려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JW그룹 관계자는 "혁신신약 중심 R&D 기조를 통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와 통풍 치료제의 기술수출에 성공하고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탈모치료제와 표적항암제 또한 임상 1상 프로그램과 더불어 이번 R&D 역량 재정비를 통해 전임상 라인도 풍부하게 갖추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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