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재발' 우리은행, 내부통제 조직 강화 '안간힘' 본부감사부 신설 반년 만에 검사본부 신설, 책무구조도 도입 감안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13 08:09:45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내부통제 조직을 보강한 지 반년 만에 관련 부서를 본부로 격상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개편에 신중을 기하는 금융권에서 1년새 특정 조직에 두 차례나 변화를 주는 건 드문 일이다. 지난해 대규모 횡령 사태를 겪었으나 올 상반기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면서 강수를 뒀다.은행권이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있는 것도 감안했다. 앞으로 금융기관 경영진의 담당 업무를 책무구조도에 기재하고 해당 분야에서 사고 발생시 담당 임원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조직은 본부장급에게 맡길 필요가 있었다.
◇검사 조직, 본부장급 위상 필요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하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상임감사위원 산하에 검사본부를 신설했다. 기존에는 상임감사위원이 검사실과 본부감사부를 지휘하는 구조였다. 이번에 검사실은 검사총괄부로 변경됐고, 검사총괄부와 상임감사위원 사이에 검사본부가 생긴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도 내부통제 조직을 보강한 바 있다. 검사실에 있던 본부 감사 기능을 별도로 분리해 본부감사부를 설립했다. 본부 조직이 감사 사각지대라는 점을 감안해 관련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취임하기 전에 이뤄졌다. 조 행장이 이달 취임을 앞두고 임 회장과 검사 조직이 한층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기존에는 송유수 우리은행 본부장이 검사실을 이끄는 구조였다. 검사실은 상임감사위원 직속 조직으로 본부장급 임원이 담당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행내에 실과 본부의 위상 차이가 존재해 검사 기능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검사실장이 타 본부장과 관련 조직을 감사할 때 현실적인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를 겪었고 올 상반기에도 1억원 규모의 횡령 사태가 반복됐다. 기대했던 만큼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지 못하면서 관련 조직에 좀 더 힘을 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송 본부장이 검사본부장과 검사총괄부장을 겸하게 되면서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송 본부장은 최영도 우리은행 본부감사부장과 횡령 사태 재발 방지라는 중책을 맡았다.
◇책무구조도 도입 앞두고 '책임 소재' 명확화
검사실을 검사본부로 격상한 데는 금융 당국이 도입하기로 한 책무구조도도 감안됐다. 책무구조도는 업부 영역별로 금융사고 발생에 대응할 임원을 지정하는 제도다. 내부통제에 힘썼을 경우 제재를 감경하거나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책임 소재를 명확히하는 게 핵심이다. 통상 C레벨 임원들에게 책임 범위가 할당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본부장급 임원과 조직도 필요하다.
또 검사본부가 내부통제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지배구조 법에 따라 상임위원회가 설치돼 있는 은행은 감사위원을 두지 않아도 되지만 관행에 의해 상임감사위원을 선임하고 있다. 상임감사위원의 존재에도 검사본부장이 실질적인 총책으로 여겨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 횡령 사건은 자체적으로 적발에 성공한 사안"이라며 "추가적으로 내부 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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