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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켐비로 보는 치매 시장]한독, 혁신신약보단 '오리지널 도입 품목 확보' 사활⑤아리셉트 제조·유통권 이어 엑셀론 확보… '니치마켓' 특성 노린 조용한 틈새 행보

최은수 기자공개 2023-07-28 11:29:55

[편집자주]

2만6000달러의 기적.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아두헬름에 이어 내놓은 '두 번째'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를 둔 해외시장의 평가다. 레켐비는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그러나 근본 치료제로서의 위상을 흔들 이슈로는 보기 어렵다. 국내 시장 역시 레켐비를 구심점으로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제 막 열린 치매 시장에 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독은 기출시 당뇨 및 대사질환 치료제, 희귀질환 치료제의 판권을 국내로 도입해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중견 제약사다. 다만 테넬리아를 앞세운 DPP-4 억제제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격화하고 있고, 솔리리스 및 울토미리스 등 희귀질환 치료제들도 특허만료가 다가오면서 점차 시장 지위를 위협받는다.

한독이 겨냥하는 새 적응증 영역으론 중추신경계(CNS)질환이 꼽힌다. 앞서 테넬리아와 솔리리스 등과 마찬가지로 도입 품목을 앞세워 저변을 넓힌다. 레켐비와 같은 혁신신약이 나와도 '오리지널'의 위력은 건재하다는 분석에 따른다. 오히려 이 니치마켓 시장에선 보험 등재, 공급 이슈, 안전성 등 레켐비 앞에 과제가 산적했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시작은 아리셉트 제조·유통부터… '엑셀론' 도입하며 포트폴리오 구색

2022년 한독의 매출액(별도기준) 5366억원 가운데 상품매출의 규모(2671억원)는 절반에 달한다. 전반적인 포트폴리오에서 외자사 등 해외 및 외부로부터 도입해 매출을 내는 상품 매출 비중이 크다. 이는 자체 개발 제품 또는 혁신신약이 차지하는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뜻이다.


한독 본체가 아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의 씨앗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화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로선 글로벌 빅파마가 개발한 치료제 판권을 확보해 국내에 공급해 매출을 내는 '만물상'의 성격이 강하다.

한독이 도입한 오리지널의 의약품의 경쟁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다만 국내에서도 차츰 어깨를 견줄 만한 혁신신약이 나오기 시작한 점이 고민의 시작이다. 약진하던 테넬리아의 매출 증가세가 점차 벽에 부딪힌 것도 이같은 업황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20년 에자이의 아리셉트의 국내 제조·유통을 맡으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 발을 디뎠다. 다만 이 역시 앞서의 '만물상' 사업 논리이자 전법에 가깝다. 새 시장 개척 니즈는 있지만 신약개발을 위한 R&D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긴 부담이 컸다. 이 고민의 지점에서 아리셉트의 제조·유통권 확보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독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매출 1위이자 일종의 보증수표인 아리셉트의 유통을 맡아 가볍게 새 시장에 첫 발을 들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제조와 유통에 한정해선 시장 연착륙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에 노바티스가 출시한 엑셀론의 판권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으로 관련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시작했다.

◇한독의 CNS 니치마켓에서 살아남기 "보안·기밀유지 주력한 판권 경쟁"

엑셀론의 매출액은 2020년 새롭게 도입했을 당시 51억원이었다. 2022년엔 40% 순증한 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면에선 한독의 일반의약품 아이콘과 같은 케토톱, 약제 상한액이 500만원을 넘은 고가약인 솔리리스나 울토리스에 비할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도입 성적은 합격점으로 보여진다.

엑셀론은 알츠하이머 처방 주류로 자리잡은 도네페질(아리셉트의 성분명)보다 처방 순위가 밀린다. 다만 CNS에서 적응증이나 제형을 두고 여러 변주가 가능한 매력적인 의약품이다. 가깝게는 알츠하이머 외에 파킨슨병(PD)에도 처방이 가능하고 경구용 제제와 피부에 붙이는 패치 제제로 모두 처방이 가능하다.

한독의 엑셀론을 뒷받침할 알츠하이머 넥스트 스텝은 아직 선명하지 않은 편이다. 자체개발이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파이프라인 임상 순번을 살펴봐도 앞서의 도입 품목을 이을 혁신신약 개발 의지는 엿보이지 않는다. 현재로선 '오리지널 브랜드'에 의지해 폭넓게 CNS 품목을 구성하는 형태의 전략적인 사업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리지널 품목 도입 전략 특성상, 판권 확보 전까지는 물밑 행보를 포착하기도 쉽지 않다. 이는 한독의 추후 알츠하이머 시장 전략이 지금과 같이 보안과 기밀을 유지하면서 주력제품 몇 가지에 드라이브를 내는 형태의 기존 사업 구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밖에 다른 CNS 치료제 전반에 힘을 싣거나 부대 활동으로 니치마켓에서 저변을 넓히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치료제(DTx)를 개발하는 웰트와의 협업, 세부적으로 불면증 치료제인 스틸녹스나 항전간(간질)제 트리렙탈 판매 등이 있다. 웰트 건을 제외하면 기존 도입 품목을 앞세우는 사업 성장 구도와 같은 선상의 전략이다.

한독 관계자는 "엑셀론의 경우 연구데이터도 많이 확보했고 처방된 기간도 길어 안전성도 확인된 오리지널 제품"이라며 "고령화 속에서 알츠하이머 및 치매 시장은 중요한 국가적 질환으로 떠오른 만큼 치매 기억다방 등 사회공헌 활동 측면에서 기여하고 있는 점도 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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