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 위기대응 체계 점검]불황에 몰리는 예치금…안정적 운용이 최우선 과제⑤전년말 대비 약 30% 증가…단기 상품 위주로 유동성 확보
이기욱 기자공개 2023-08-14 07:30:00
[편집자주]
저축은행업계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경기 침체로 부동산PF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자비용 상승으로 실적도 감소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에 대한 불신이 저축은행업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맡게 될 위기대응 컨트롤타워의 역할과 역량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자금운용 역량은 업계 불황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높아진 부실 위험 때문에 저축은행들의 대출 영업이 제한되고 안전자산인 중앙회 예치금에 자금이 몰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동시에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유지하며 회원사들의 수익성 방어에 도움을 줘야 한다.저축은행중앙회는 현재 예금 외 기업어음(CP), 회사채 등 MMF(머니마켓펀드) 등 다양한 상품군에 분산 투자하며 수익률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당분간은 높아진 업계 유동성 위험을 고려해 안전자산 위주의 운용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의 저축은행중앙회 일반 예치금 잔액은 7조1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4조2394억원) 대비 68.5%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말(6조9423억원)과 비교해도 3개월만에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현재 중앙회 일반예치금 규모는 약 9조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말 대비 약 30% 증가했다.
일반 예치금의 급증의 주요 원인은 업계 불황이다. 금리인상,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대출 부실의 위험이 높아지자 저축은행들은 대출을 줄이고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대했다. 3월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의 총 대출 잔액은 113조1608억원으로 지난해말(115조220억원) 대비 1.6% 감소했다.
일반 예치금의 운용은 저축은행중앙회 자금운용본부 산하 자금운용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자금운용부는 지급준비예치금 및 일반예치금의 운용과 포트폴리오 관리, 투자상품 사후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일반 예치금의 운용은 지준예치금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만기가 정해져있고 대부분 단기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만기가 1년 이상인 정기예금으로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지준예치금의 경우 절반 정도를 예금으로 운용하지만 일반 예치금은 예금이 1조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대비 약 11% 수준이다.
조정연 저축은행중앙회 자금운용본부 상무는 "일반예치금의 경우 만기가 보통 1개월에서 6개월이며 10일 이하 초단기도 있다"며 "정기예금으로 운용을 하다보면 유동성을 위해 중간에 해지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운용도 단기 상품 위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운용 포트폴리오는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신탁, 국공채, CP,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 MMF 등에 분산 투자하면서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매년 수립하는 자산운용 계획과 내부통제 구조를 기반으로 시기에 맞는 단기 투자가 이뤄진다.
수익률은 3% 중반대로 알려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4% 이상의 수익률을 유지했으나 2분기부터 조금씩 하락했다. 업계 유동성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단기 운용의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분간은 안정성 위주의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양한 상품군을 검토하며 수익률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내부 규정에 따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제한돼 있지만 자체적으로 기준을 보다 강화해 적용하는 중이다.
일례로 일반 회사채 투자는 신용등급 AA 이상만 가능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투자는 AAA등급 이상의 금융지주, 공기업 등을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AA등급도 있지만 주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나 카드사, 캐피탈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후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신용평가사나 증권사를 통해 수시로 투자 상품에 대한 리뷰를 진행한다. 내부 리스크관리실도 매일 운용자산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분기당 1회 열리는 리스크관리위원회 역시 주기적으로 예치금 운용의 안정성을 점검하고 있다.
조 상무는 "A등급이나 AA 등급의 비중을 늘리면 수익률을 많이 올릴 수 있겠지만 예치금 성격 자체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저축은행들이 역마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중앙회 예치금을 늘리는 것은 유동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분기까지는 현재 흐름이 유지되다가 이후 조금씩 (예치금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자가면역질환 신약' 이노보테라퓨틱스, 미국 임상 1상 '성공적'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엔비디아 ‘커넥트’ 공식 파트너 선정
- [i-point]신성이엔지, 한국종합기술·다스코와 연료전지 발전사업 협약
- [i-point]신테카바이오, 'PEGS 보스턴 2025' 참가
- [AACR 2025]첫 구두발표 진씨커, 경쟁사 넘보는 '유전자가위 액체생검'
- [AACR 2025]이뮨온시아 'CD47' 안전성 굳히기 "경쟁약과 다르다"
- [AACR 2025]항암 신약 항체 대신 '페라틴', 셀레메디 플랫폼 데뷔전
- [AACR 2025]근거 쌓는 '루닛 스코프' 빅파마 공동연구 쇼케이스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변화의 마지막 카드, 경영진 교체 '강수' 두나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속절없는 주가 하락 '트리거', 주가 부양 의지 없었나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IO KOREA 2025]셀인셀즈, 오가노이드 원천기술 우수성 입증 "이제는 BD"
- [동성제약 오너십 체인지]1억에 부도, 오너 분쟁 격화…원용민 CFO "정상화 우선"
- [동성제약 오너십 체인지]차입 500억에 회생신청? 오너 분쟁에 기업 존폐 기로
- [동성제약 오너십 체인지]삼촌 이양구 회장에 맞선 조카 나원균 대표, 우군 확보 사활
- [BIO KOREA 2025]주요국 넘어 중동까지, 'K-바이오' 기회의 장 넓어진다
- 카카오헬스, 300억 유증의 의미 '그룹 신성장' 위상 굳히기
- [바이오 스톡 오해와 진실]보로노이 'VRN11' 임상 데이터 이견, 핵심은 약 없는 'C797S'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JW중외제약, 빈혈 치료제는 지연…기대되는 '통풍 신약'
- 제테마, 필러 중국서 '첫 발'…차별화는 '안전성·고급화'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신약 안보는 동국제약, 제네릭 잇는 '의료기기'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