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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기술특례 코스닥 입성' 파크시스템스, 시총 1조 '위엄'반도체 변화 속 견고한 펀더멘탈, 적극적 IR '외국인 비중 확대'

정유현 기자공개 2023-09-12 07:43:0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08: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빨리 뛰는 것이야 말로 넘어지는 것이다.'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남긴 말이죠. 주식시장에도 적용되는 문구입니다. 온갖 테마에 엮여서 주가가 급등했다가 급락한 종목들이 수두룩하죠.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 상승세에 맞춰 본업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는 기업이 좋아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파크시스템스가 대표적입니다. 2015년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공모가 기준 533억원의 기업가치로 코스닥에 데뷔한지 8년여만에 시총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죠.

상장 당시 기술성 평가 도입 이후 평가기관 모두에서 'AA' 등급을 받은 첫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파크시스템스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큰 부침없이 매년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2017년에 2만원대에 진입했고 2018년에는 4만원대에서 거래가 됐습니다. 2020년에는 주가가 5만원 선에서 움직이다가 연말에 9만원을 터치기도 했죠.

2021년에는 10만원 후반대에서 거래가 됐습니다. 지난해 변동성이 커진 주식 상황에 영향을 받으며 한 때 10만원 아래에서 움직였지만 이내 10만원 초반을 회복했습니다. 올 해 첫 날 시가 11만2900원으로 출발한 파크시스템스의 주가는 점점 상승하더니 8월 들어 20만원을 터치했습니다. 지난달 21일에는 장중 21만4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최근 변동성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주가는 18만원~19만원 수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은 지난 5월 19일 이후 1조원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있습니다. 5일 종가 18만3300원 기준 시가총액은 1조2700억원 수준입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로 파크시스템스의 시장 평가를 살펴보겠습니다. 6일 오후 3시 주가 18만1800원 기준 PBR은 9.79배 입니다. 보유 자산보다 10배 가까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전자 장비 기기 분야의 동일 업종으로 분류된 이수페타시스는 8.42배, 삼성전기 1.38배, LG이노텍 1.49배 입니다. 파크시스템스는 업종 대비 높은 편에 속합니다.

파크시스템스는 물질의 비접촉식 나노 단위 측정이 가능한 원자현미경(AFM)을 연구를 넘어 산업 영역에 투입한 선두 기업입니다. AFM은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데요. 주가가 계단식으로 꾸준히 성장 가능한 것은 반도체 기술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립니다. 이제 AFM이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장비로 인식되는 업황의 변화와 궤를 함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Industry & Event

최근 산업의 쌀인 반도체 시장은 기술의 변화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지난 10년간 눈부신 기술의 발전을 이뤄냈지만 더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특히 최근의 화두로 떠오른 반도체 미세화(스케일링)는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나노미터(㎚, 10억분의 1m) 수준 정밀도와 비용 효율을 갖춘 칩을 지속 생산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장비 업체의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최근 반도체 후공정 업체가 주식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공정에서 직면한 기술적 난제를 후공정 부문이 해소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습니다.

파크시스템스도 큰 흐름에서는 반도체 시장의 변화에 주목을 받는 것입니다. 후공정 업체들과 조금 다른 것은 원자현미경은 공정 과정과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정 기술 난이도 심화에 따라 검사/계측 단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나노 단위의 계측이 필요한 시대가 열리며 과거엔 있으면 좋은 장비였다면 이제는 꼭 있어야 하는 장비가 된 것이죠.

파크시스템스의 AFM은 사물을 나노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회로선폭이 나노미터 단위로 미세화하면서 국내외 유수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반도체뿐 아니라 나노 계측이 필요한 모든 산업군에 활용이 될 수 있는 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에는 2차전지 업계, 에너지저장장치 제조사에도 AFM을 납품했습니다.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와 MEMS(미세전자제어기술)도 신규 시장으로 손꼽힙니다. 신규 고객사들의 커스터마이징 문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사의 니즈에 맞춰서 파생장비를 지속 개발하고 있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서도 파크시스템스의 추가적 상승 여력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9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를 올리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파크시스템스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01억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3600만원보다 7352% 증가했습니다. 2분기 매출은 394억4500만원으로 139% 늘었습니다. 컨센서스는 매출 302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이었는데 매출과 영업이익 둘 다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실적 발표 한 달전인 7월에 최근 리포트를 냈는데 목표가를 25만원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주가보다 약 40% 높은 수치입니다.

실적 발표 후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은 대부분 22만원~23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중국에 EUV 마스크 리페어 장비 ‘Park NX-Mask’를 공급하며 호실적을 기록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동안 파크시스템스의 실적이 '상저하고' 패턴이었는데 실적 계절성이 완화된 점도 주의 깊게 봤습니다. NX-Wafer 장비는 후공정 기술의 발전으로 범프의 피치 미세화 및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이 추진되고 있어 적용처가 확대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파크시스템스가 기술력을 무기로 세계 굴지의 계측 장비회사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제2의 KLA를 꿈꾸고 있는데요. 이 같은 회사의 비전과 사업 성과 등을 지속적으로 시장과 공유한 인사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조연옥 전무를 꼽을 수 있습니다.

20년간 파크시스템스의 안살림을 담당하며 기업공개도 성공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이후에도 적극적인 IR을 실시한 영향에 시장에서 다소 어려운 파크시스템스의 기술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편입니다. 조 전무는 한화종합금융과 새롬기술 별정사업팀을 거쳐 2003년 파크시스템스에 합류했습니다.

매분기 실적 발표 2-3주전을 제외하고는 기업설명회를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대면이 힘들었던 시기에는 온라인 줌 미팅을 통한 IR을 기획했었는데요. 직접 해외에 NDR을 나가지 않아도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아진 배경 중 하나입니다.

현재 파크시스템스의 외국인 비율은 25% 정도입니다. 2020년 초반에는 10%대 이하를 유지해왔는데 글로벌 고객사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점과 적극적인 IR 덕분에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에는 조 전무의 적극적인 시장과의 스킨십의 역할도 상당히 커보입니다.


조 전무는 "회사의 사업과 성장 스토리를 주기적으로 공유하며 신뢰를 쌓아가면 부침을 겪는 순간에도 주주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다"며 "회사의 내용을 전파하고 대내외적으로 신뢰를 쌓는 것은 직원들에게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자주 소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본시장에서도 인정 받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조 전무에게 최근 주가 상승세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반도체 사이클에 국한되지 않고 측정 장비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것이란 해석을 내놨습니다. 높아지는 수요에 대비해서 용인과 과천에 생산 공장을 짓고 생산 능력 확대도 도모하고 있습니다.

조 전무는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많은 레퍼런스를 쌓아왔고 다른 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종합 지수에 흔들리지 않고 좋은 이벤트가 생기면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는것으로 보인다"며 "캐시 플로우 상황에 맞춰서 안정적인 생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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