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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AFM 1위 도약' 파크시스템스, 영토 확장 잰걸음아큐리온 보유 ISE 기술 활용 산업용 제품 출시 준비, 주요 장비 산업군 확대 '순항'

수원(경기)=정유현 기자공개 2023-09-14 08: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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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한국나노기술원(KANC)은 나노 기술의 국가경쟁력 제고와 산업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세계 수준의 나노 공정 기술을 보유한 최고의 기관으로 중소기업들에게 연구 장비와 인력 등을 제공해 기술 경쟁력을 향상 시키고 경쟁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곳이다.

나노 단위 측정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 AFM(원자현미경)’ 업체로 거듭난 파크시스템스가 2006년 이 곳에 둥지를 튼 배경이다. 파크시스템스는 기업의 성장과 함께 생산 능력(CAPA)이 확장되면서 임차 공간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지난해 말 기준 캐파는 연구용 AFM 124대, 산업용 AFM 146대까지 늘었다.

◇지난해 인수한 아큐리온 원천 기술 활용, 산업용 ISE 제품 출시 목표

지난 11일 한국나노기술원에 위치한 파크시스템스에 방문해 4층에 있는 ‘Manufacturing Center’로 향했다. 파크시스템스의 제품은 외주에서 생산을 해서 가지고 오면 이 곳에서 테스트와 최종 조립 등을 진행한다. 복도 한 켠에는 최종 조립을 마치고 출고를 앞두고 있는 제품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연구용 제품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문 옆에 놓인 탁자가 무엇인지 한참 고민을 했다. '이 테이블이 왜 여기있을까?'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무심코 지나치려는 찰나 이날 투어를 맡은 정주영 파크시스템스 상무가 기자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이 테이블을 매개체로 지난해 인수한 아큐리온 관련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 파크시스템스는 독일의 '아큐리온 GmbH'('파크시스템스 GmbH'로 사명 변경)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파크시스템스의 첫 M&A(인수·합병) 성과로 시장은 파크시스템스와 아큐리온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아큐리온은 ISE(이미징 분광 타원계측기) 기술과 계측장비에 쓰이는 진동 차단 장비 AVI(제진대)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파크시스템스의 AFM에는 AVI가 다 탑재가 돼있다. 이 테이블은 AFM을 올려두는 테이블이다. 아무 테이블에나 AFM을 올려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 상무는 "AVI는 원자현미경과 같은 초미세 첨단 계측장비에 필요한 진동 차단 장비다"며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이 테이블은 일부 진동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큐리온의 AVI가 파크시스템에 중요한 것은 매출원가 절감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외부에서 AVI를 구입했지만 아큐리온을 인수하며 AVI 내재화가 가능해졌다. 아큐리온이 기존에 생산하던 AVI는 연구용 장비에 사용됐는데 이를 파크시스템스 산업용 장비에 확대 적용하려 하는 상태다.

아큐리온이 보유하고 있는 ISE(이미징 분광 타원계측기) 기술도 중요하다. 30년 이상 ISE 기술을 개발하며 업계 선두주자로 꼽힌다. ISE는 유기물의 박막 두께를 물리적으로 측정하는 엘립소미터(ellipsometer)와 광학현미경을 결합한 장비다. 엘립소미터의 공간분해능력을 개선한 ISE 기술은 초박막 필름 특성 평가가 가능해 바이오 분석 등 마이크로 분석을 필요로 하는 산업용 어플리케이션에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파크시스템스는 아큐리온이 보유한 기술을 발판 삼아 새로운 사업 영역 구축을 위한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기존에 '나노기술연구소(연구용 및 산업용 AFM 하드웨어 개발)' 및 'S/W연구소(AFM 소프트웨어 개발)' 등 R&D 조직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ISE 기술 강화를 위해 광기술연구소(OPtical R&D)를 신설했다. 임용운 상무가 ORD 조직을 이끌고 있다.

정 상무는 "현재 연구용 ISE는 출시돼 판매가 되고 있는 상태로 산업용에 적합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지역이 수출 효자, 산업용 NX-wafer 인기

파크시스템스의 장비는 크게 연구용 장비와 산업용 장비로 구분되며 산업용 장비는 다시 생산공정용과 분석용으로 구분된다. 파크시스템스 장비의 강점은 사용자 편의성과 정확도가 높은 점이다.


연구용 장비실을 둘러보며 만난 이 제품은 'FX40'이라는 장비다.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더해 새로운 차원의 자동화와 정확도, 편리성을 갖춘 장비다. 탐침의 위치와 종류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선택하고 장착이 가능하다. 실험 준비 단계까지 자동화함으로써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장비로 주목받고 있다.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산업용 장비가 놓여있는 클린룸이 보인다. 어깨 너머로 파크시스템스의 주요 산업용 장비 몇 가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장비인 만큼 연구용에 비해서 규모가 크다.


위 사진에 보이는 장비 중 하나가 'NX-TSH'다. 대형 평면 디스플레이와 같은 300mm 이상 샘플에 대한 나노 단위 측정이 가능한 장비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LCD 등의 샘플에서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정확한 측정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정 상무는 "파크시스템스의 첫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가 갖는 의미는 무엇 일까. 그 동안 파크시스템스의 AFM은 반도체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았지만 필수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미세화(스케일링)이 화두로 떠오르며 필수 장비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나노미터(㎚, 10억분의 1m) 수준 정밀도와 비용 효율을 갖춘 칩을 지속 생산하기 위해서다.

특히 반도체뿐 아니라 나노 계측이 필요한 모든 산업군에 활용이 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에 NX-TSH를 납품한 것도 이같은 무드가 반영된 것이다.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나노 기술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파크시스템스도 AFM 제품 기술 고도화를 통해 이같은 변화의 흐름에서 결실을 얻기 위해 분주한 상태다.


옆 쪽에 위치한 이 장비는 NX-Mask 장비다. 자외선(EUV) 공정 후에 마스크에 발생한 이물질을 제거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마스크 리페어 장비다. 지난해 9월 정식 론칭 후 수주가 늘며 매출 증가에 이바지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다. 이 외에도 NX-wafer 등이 주력이며 올해 초에는 적외선 분광법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제품 '파크 NX-IR'도 출시했다.

최근 파크시스템스는 반도체 기업의 투자 축소 등 전방산업 악화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하며 증권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하반기 매출액이 상반기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상저하고' 패턴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571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매출 343억원, 영업이익 7억원 대비 각각 66%, 857% 상승했다.

정 상무는 "그동안 실적에 계절성이 분명했는데 지난해 말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상반기에 상저하고 패턴이 완화됐다"며 "연간으로도 지난해 대비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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