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비용 감축' 차원 자산운용 계열사 통합 결론 통합 앞서 '인력 충원' 중단 요청, 인건비 축소 기대…통합 법인 CEO에 모이는 관심
최필우 기자공개 2023-09-26 08:21:0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07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합병하기로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올 하반기 강조하고 있는 비용 감축이 합병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지주는 합병을 확정하기 전부터 두 운용사에 가급적 인력 충원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두 운용사를 합병하면 역할이 겹치는 전통자산 투자 조직을 통합할 수 있어 인건비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운용사 대표 중 누가 통합 법인을 이끌게 될지도 관심이다.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임 회장의 첫 외부 영입 인사고 황우곤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대표는 임 회장과 연세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그룹 최우선 과제 '비용 절감'…타 금융지주 통합 사례 벤치마킹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다음달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을 결의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그룹사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자산운용 계열사 통합 논의도 함께 진행했다.
자산운용 계열사 통합은 임 회장이 핵심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비용 절감 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평이다. 임 회장은 하반기에 전 그룹사 차원에서 비용을 감축하면 상반기에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주는 통합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두 계열사에 인력 충원을 지양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우리자산운용이 작년 한 해 판매비와 관리비로 쓴 비용은 각각 202억원, 103억원이다. 총 305억원이 두 자산운용사를 유지하는 데 쓰이고 있는 셈이다.
판관비의 절반 가량은 급여가 차지했다. 우리자산운용은 임원 17명, 직원 101명에게 급여 107억원을 지급했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임원 7명과 직원 70명에게 61억원을 썼다. 양사 급여 합계는 168억원으로 판관비의 55%를 차지한다.
우리금융은 고금리 여파로 국내외 대체투자 시장이 위축된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종합자산운용사를 지향하는 우리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순이익 41억원을 올린 반면 대체투자 특화인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3억원에 그쳤다. 우리은행도 VVIP 고객에게 765억원 규모로 판매한 부동산 펀드 자산의 90%가 올해 상각 처리돼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양사가 통합되면 조직 효율화를 통한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에는 대체투자 인력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에 투자하는 운용역들도 다수 재직하고 있다.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 펀드를 통폐합 하는 작업이 뒤따르면 전통자산 운용역 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계열사 인력 충원을 가급적 지양하라는 분위기이고 영업에 사용하는 법인카드에 대한 지주의 간섭도 심해졌다"라며 "운용사 통합 후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인력이 축소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첫 외부 영입' 남기천 대표 vs '연세대 인연' 황우곤 대표
양사는 합병 후에도 전통자산부문과 대체자산부문을 부문별 총괄제로 운영해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하나의 법인이 되는 만큼 양사 대표 중 1명이 총괄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임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하면서 은행, 카드, 캐피탈 자회사에는 은행 출신을 중용하고 자산운용, PE 등 투자와 관련된 계열사에는 각 분야 전문가를 기용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 원칙에 의해 첫 외부 영입 인사로 합류한 인물이 남 대표다.
황우곤 대표는 임 회장 취임 전인 지난해 말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했다. 임 회장의 계열사 CEO 인사 구상에 있었던 인물은 아닌 셈이다.
다만 임 회장과 황 대표는 연세대 선후배 인연이 있다. 임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황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임 회장이 올해 취임 후 연세대 출신 임원을 대거 영입하는 등 동문 네트워크를 중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황 대표가 잔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남기천 대표는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합류한 만큼 통합 후에도 중용되지 않겠나"라면서도 "황우곤 대표도 임 회장이 중시하는 대학 선후배 인연이 있어 역할이 주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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