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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VC 로드맵]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 “크릿 유니버스로 성장 지원”컴투스와 시너지로 게임투자 자신…창의적인 투자 기법 발굴

이채원 기자공개 2024-02-08 09:28:00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후배 창업가들과 비슷한 문제를 풀었던 답지가 있다. 이를 활용해 투자사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사명을 갖고 있다.”

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사진)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크릿벤처스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컴투스 GCIO(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를 겸직한다. 그는 게임빌 초기에 합류해 2013년 컴투스 인수 및 경영에 참여하며 성장에 기여했다.

선배 창업자인 송 대표가 후배 창업가들에게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은 크릿벤처스의 강점이다. 벤처캐피탈(VC)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줄을 서는 유망한 스타트업이 크릿벤처스를 선택하는 이유기기도 하다.

송 대표는 “스타트업은 창업 백그라운드를 가진 VC 성장 조언을 필요로 한다”며 “실제로 직원보상제도, 해외진출, 경영 전략 등을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일례로 2021년 차트메트릭과 리체는 다수의 투자사들 가운데 크릿벤처스를 선택했다.

◇지난해 900억원 투자·95억 회수…혹한기가 투자 적기

크릿벤처스는 투자 혹한기였던 지난해 50개 기업에 900억원 넘게 투자해 이목을 끌었다. 2년 동안 투자한 금액이 700억이 채 되지 않았던 2021~2022년에 비해서도 투자액이 크게 늘었다.

송 대표는 어려운 시기를 오히려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투자 기회라고 봤다. 그는 “벤처투자붐이 일었던 21~22년에는 투자 기업을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투자금액이 밸류에이션보다 높더라도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작년은 역량이 있는 회사들이 체구를 줄여서 지금은 차분하게 좋은 회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95억원의 회수성과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밸로프는 송 대표가 처음으로 투자해 첫 회수를 달성한 포트폴리오라 의미가 깊다. 2022년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밸로프는 캐주얼게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다. 크릿벤처스는 지난해 밸로프의 회수 작업을 마무리했고 약 1.7배의 멀티플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공장 가동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래스돔(Glassdome)의 회수도 절반가량 이뤄졌다. 12억원(100만달러)의 투자원금을 회수하고 남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1000억 규모 펀드레이징 목표…콘텐츠, 플랫폼, 블록체인 투자 유망

크릿벤처스는 올해 콘텐츠와 신기술 펀드를 각각 500억원 규모로 결성할 예정이다. 송 대표는 "콘텐츠 펀드를 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며 "향후 AI(인공지능) 테마로 여러 혁신 기업들이 많이 나올 것 같고, 애플 비전프로 등 XR 기반의 유망한 회사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AI나 XR 관련된 신기술펀드도 만들고싶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자신 있는 투자분야는 역시 게임이다. 그는 컴투스의 GCIO와 크릿벤처스 대표를 겸직하면서 두 회사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유도한다. 컴투스 입장에서는 좋은 딜을 크릿벤처스에서 발굴하면 LP(유동성 공급자)로 참여할 수 있고 VC 입장에서는 컴투스의 딜을 같이 투자할 수 있다.

그는 “가령 게임 회사에서 능력 있는 프로듀서가 나와서 창업을 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대형 퍼블리셔들이 줄을 선다”며 “컴투스를 통해 크릿벤처스가 이런 딜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게임뿐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 블록체인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콘텐츠 투자의 경우 흥행 성과에 따라 극과 극의 투자성과를 받을 수 있어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짰다. 그는 “영화 드라마 제작사에 에퀴티 투자를 하는데 좋은 회사를 먼저 발굴하고 그 회사의 프로젝트에 다시 투자하는 모델을 만들었다”며 “프로젝트가 잘 되면 회사의 밸류도 높아져 에퀴티 투자 수익도 높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케이팝에도 이 같은 투자 기법을 적용했다. 보편적으로 소속사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케이팝의 인접 영역을 공략했다. 송 대표는 “뮤직 데이터들이 시중에 많은데 가수들이 음원에 대한 통계를 보려고 하면 사이트 하나하나에 들어가야 한다”며 “차트메트릭이라는 회사는 이를 데이터로 통합해서 시각화해준다”고 설명했다. 차트메트릭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회사다. 크릿벤처스가 초기 투자할 당시 50억이 안됐던 연매출이 현재는 100억원을 넘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영화를 일반인들도 100만원씩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인 펀더풀, 헬스 플랫폼인 버핏서울도 유망한 투자처라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과거 10년 동안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플랫폼인 배달의민족, 쿠팡 등이 각광을 받았는데 투자 플랫폼, 운동, 의료, 식당 쪽 분야에도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크릿벤처스는 2022년 블록체인 투자를 위해 미국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해외 블록체인 유망기업들을 발굴하고 해외 거래소 상장 시 엑시트도 노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포트폴리오사들 시너지 기대…창의적인 투자로 나아갈 것

크릿벤처스는 일본에서 케이팝 가수들의 성장기를 다루는 드라마 제작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런업컴퍼니, 음반 프로듀싱 회사 디오디, 일본방송 등과 공동 투자해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런업컴퍼니와 디오디는 크릿벤처스의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린 회사들이다.

송 대표는 “드라마에서는 일본멤버와 한국멤버를 섞여서 제작되고 이 가수들이 실제로 방영 이후 팬미팅, 콘서트 등도 진행해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드라마 부문에서는 동남아 시장을 주목했다. 런업컴퍼니가 베트남 자회사를 만들어 영화배급사에 도전하는데 있어 송 대표도 의견을 더했다. 송 대표는 “런업컴퍼니의 영화나 드라마들이 베트남 배급망을 통해서 동남아에 진출 할 수 있고 크릿벤처스의 다른 포트폴리오들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창업자와 함께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창업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면서 “크릿벤처스도 새롭고 창의적인 벤처 투자로 차별화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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