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더블유컨셉 vs 29CM]지향점은 '콘텐츠 커머스', 접근 디테일이 만든 '차이'[사업 방향성]③더블유컨셉 '커머스'에 방점, 29CM는 '콘텐츠'에 무게
정유현 기자공개 2025-05-15 11:02:4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08시2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성 패션 플랫폼이 이커머스 강자 쿠팡의 영향권 밖에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한 것은 상품보다 스토리와 감성에 반응하는 소비 흐름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전략은 '검색→구매→배송'이라는 효율 중심의 커머스 구조로는 구현이 어렵다.더블유컨셉과 29CM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콘텐츠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지만 접근 방식과 실행의 무게 중심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더블유컨셉이 콘텐츠를 통해 쇼핑 탐색의 효율을 높이고 구매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29CM는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을 전달해 팬덤을 형성하는 전략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오프라인 접점까지 병행하며 콘텐츠 경험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점은 공통의 흐름이다.
◇더블유컨셉, 쇼핑 탐색의 핵심 도구로 '콘텐츠' 활용
더블유컨셉은 2008년 '알려지지 않은 우수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판로를 개척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패션 플랫폼이다. 패션업계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초기부터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하는데 앞장섰다. 기존 대형 쇼핑몰과 차별화된 브랜드 셀렉션에 집중했다.
설립 초기 더블유컨셉의 전략은 상품 단위의 독창성과 희소성에 집중하는 실용적 큐레이션에 가까웠다. 감도 높은 디자인, 소재, 가격경쟁력 등 제품 자체의 매력을 앞세워 소비자 선택을 이끌어내는 구조였다.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도 브랜드 스토리보다는 MD의 기획력과 셀렉션 감각에서 비롯됐다.
단독 기획 상품인 ‘W 익스클루시브’는 더블유컨셉의 대표 전략 라인으로 자리잡았다. 고유의 디자인과 소재를 갖춘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전담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는 2021년 7000여개에서 현재 1만2000여개로 확대됐다. 이중 디자이너 브랜드는 6200여개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콘텐츠 커머스 전략의 일환으로 숏폼 영상 중심의 사용자 경험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앱을 전면 개편하며 숏폼 콘텐츠를 전면 배치한 '발견' 탭을 신설했다. 해당 탭에서는 브랜드 스토리와 스타일링 콘텐츠를 피드 형태로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SNS 피드처럼 넘기며 패션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조를 통해 고객의 플랫폼 체류 시간과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비 3월까지 숏폼 콘텐츠 수는 96%, 페이지뷰(PV)는 44% 늘었다. 숏폼을 등록한 400여개 브랜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해, 콘텐츠가 매출 전환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블유컨셉코리아 측은 "올 상반기까지 앱 내 숏폼 콘텐츠에도 AI 기술을 도입해 개인화 추천을 진행한다. 숏폼도 개인 맞춤형으로 노출되면 고객의 개인 앱 화면이 달라지게 될 전망"이라며 "올해 거래액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생부터 '콘텐츠' 방점 29CM, 취향 기반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 중
29CM는 태생부터 콘텐츠 커머스를 지향한 플랫폼이다. 플랫폼명의 C는 커머스(Commerce), M은 미디어(Media)를 뜻한다. 커머스와 미디어의 경계를 허물고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해석하고 팬덤을 형성한 뒤 구매로 연결하는 구조를 설계하면서 성장했다.
29CM는 가격이나 상품 스펙을 내세우지 않고 마치 잡지를 보며 쇼핑하는 느낌을 준다. 단순한 제품 카탈로그보다는 문화나 패션 트렌드 등 콘텐츠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방식을 선호한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라는 미션 아래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를 선별하고 보세·택갈이 상품을 철저히 배제한 큐레이션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무신사에 인수된 후에는 자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콘텐츠 커머스의 스케일업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2539 여성 소비자의 취향과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입점 브랜드의 인지도와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수요입점회'의 경우 24시간 동안 신규 브랜드를 선별해 소개하는 기획전이다. 2019년 첫 시작 이후 2025년 3월까지 누적 240회를 돌파했다. 무신사에 편입된 후 29라이브, 이구위크 등 대형 캠페인이 추가되며 콘텐츠 커머스 전략이 보다 체계화됐다.
이같은 노력은 플랫폼 입점 브랜드의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일례로 2024년 론칭한 신예 브랜드 '포에토'는 수요입점회 참여 첫날 거래액은 3억원을 기록했고, 29CM 입점 7개월 만에 누적 20억원을 넘겼다. 페미닌 캐주얼 브랜드 '르니나'는 지난해 4월 이구성수’에서 열린 팝업을 열었고 29CM에서만 연간 거래액 50억원이 넘었다.
29CM는 여성 패션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력 소비자층의 교차 구매 가능성이 높은 뷰티·리빙·문구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홈 카테고리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영역의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 공략에도 힘을 주고 있다.
무신사 측은 "6월 성수동에 오픈 예정인 라이프스타일 '이구홈 성수'를 통해 6000여개의 제품을 엄선해 큐레이션 할 예정"이라며 "이구홈성수 오픈을 계기로 기존의 패션·뷰티 중심에서 나아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취향 기반 브랜드 큐레이션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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