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07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잃지 않는 투자'는 많은 투자자들의 철칙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불황일수록 더욱 강조되곤 한다. 하지만 지키기는 쉽지 않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외부 변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의 악착같은 수익 보전 원칙이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다.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최근 에이치PE가 보유한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21.87%를 약 38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에이치PE가 풋옵션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롯데 측이 재무적투자자(FI)에 투자 원금과 이자비용을 지불키로 한 것이다.
에이치PE가 대기업인 롯데를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FI가 대기업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드문 데다 대기업이 실제로 투자자의 자금을 되갚아 주는 경우도 많지 않다.
교보생명 사태처럼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양측 간 법적 공쟁을 이어가는 사례도 있다. 풋옵션은 사실상 원리금을 보전해주는 구조로 투자 회사보단 투자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더욱이 외부 비용을 통제하기로 소문난 롯데그룹이 열흘도 안돼 FI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다는 점에서 놀랍다는 반응이 많다.
이는 에이치PE가 무려 8년 전인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 투자 당시 풋옵션 계약을 이끌어낸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당시는 투자 안전장치의 개념이 지금보다는 허술했던 시기다. 지금이야 FI들도 투자 시 하방을 막아줄 수 있는 조건을 꼼꼼히 달아 놓는다. 교보생명이나 11번가 사태 등을 반면 교사로 삼은 덕분이다. 당시는 아니었다. 대기업인 SK그룹과 딜을 하기 위해 PEF들이 경쟁적으로 기업에 유리한 투자 조건을 제시하기 시작한 시기다.
하지만 에이치PE는 달랐다. 누구나 다 투자하고 싶어하는 딜이 아닌 에이치PE만이 발굴할 수 있는 딜에 가장 유리한 구조로 투자하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안타까운 IPO 불발의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에이치PE의 별칭은 '독사'다. 그만큼 딜 하나 하나를 진행할 때 구조나 투자 방식을 지독하게 검증하고 짠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딜 상대방으로 만나기가 두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에이치PE와 초기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LP들은 꾸준한 신뢰를 보낸다. '독사'처럼 LP들의 자금을 지켜내는 것. 에이치PE가 어려운 국내 PE 시장에서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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