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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KB VS 신한]무엇이 '리딩금융' 갈랐나①[종합]두 곳 모두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비은행이 전체 순이익 좌우

조은아 기자공개 2025-05-16 12:54:57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06시5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금융지주들의 성장세가 놀랍다. 순이익 3조원을 돌파한 게 엊그제같은데 어느덧 5조원을 넘긴 금융지주도 등장했다. 특히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경쟁하며 국내 금융지주들의 성장을 앞장서 이끌어왔다. 두 곳 모두 은행을 중심에 둔 채 다양한 자회사를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해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역시 비슷하다.

최근의 추세를 살펴보면 KB금융의 우위가 어느덧 굳어지는 모양새다. 5년 사이 1년을 제외하면 모두 KB금융의 순이익이 더 많았다. 자회사 수는 KB금융보다 신한금융이 많지만 KB금융이 업계 상위권 자회사를 여럿 보유하고 있어 순이익 측면에서 한층 유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격차 크지 않은 은행…자회사에 달린 리딩금융 경쟁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를 멀찍이 따돌리고 두 곳이 리딩금융 경쟁을 펼칠수 있는 원동력 역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에서 찾을 수 있다.

두 곳은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은행을 중심으로 두고 카드와 증권, 보험 등 3~4개의 정도의 자회사가 매년 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내며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회사 숫자에선 신한금융이 앞선다. 신한금융의 자회사는 모두 14개로 KB금융 12개보다 2개 더 많다. 최근 몇 년 꾸준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잇달아 비은행 자회사를 인수한 결과다. 은행 수 역시 차이를 보인다. 신한금융은 시중은행인 신한은행과 지방은행인 제주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KB금융은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만 보유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실적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순이익 격차가 컸던 때는 지난해로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보다 4000억원 이상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일회성 요인의 영향일 뿐 나머지 해는 순이익 격차가 1000억~2000억원대에 그쳤다. 결국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에 따라 두 금융지주의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나머지 자회사를 살펴보면 카드, 증권, 캐피탈, 생명보험, 손해보험, 저축은행 등 대동소이하다. 여기에 자산운용사와 자산신탁사, 벤처투자사 등 군소 자회사도 두고 있다. 각 자회사들의 전산시스템 등을 대행하는 정보통신업 영위 자회사도 있다.

두 금융지주 간 차이점은 그외 중소 규모의 자회사들이다. 신한금융은 펀드수탁관리업과 부동산투자업 등에도 자회사를 두고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채권추심대행업 자회사를 둬 NPL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이 다르다.


◇증권·보험·카드 등이 비은행 핵심…매년 순이익 1000억원 이상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은행을 중심으로 설립된 금융지주사인 만큼 은행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최근엔 희비가 다소 엇갈리고 있다. KB금융이 비은행 자회사의 선전으로 비은행 부문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반면 신한금융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들쑥날쑥하며 비은행 부문의 비중 역시 변화 폭이 큰 편이다. 한때 40%도 넘겼지만 지난해는 24%대까지 낮아졌다.

이런 추세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비중은 올 1분기 42%로 지난해 말보다 더 높아졌다. 신한금융의 경우 29%로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신한금융에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곳은 은행을 제외하면 카드·생명보험·증권·캐피탈 자회사를 꼽을 수 있다.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이 비은행 부문을 주도한다.

신한카드는 신한은행에 이어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는 곳이다. 2007년 합병 이후 단 한 차례도 업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지난해에도 순이익 5721억원을 거둬 비은행 자회사 1등 자리를 지켰다.

최근 신한금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으로는 신한라이프를 꼽을 수 있다. 신한카드에 이어 다음으로 많은 5284억원의 순이익을 거줬다. 신한투자증권의 위상도 높다. 지난해 대규모 금융사고의 영향에도 순이익 245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1169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금융에선 손해보험·증권·카드·생명보험이 주축이다. 네 곳이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가장 위상이 높았던 곳은 KB증권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KB손해보험이 앞서나가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모두 KB증권보다 많은 순이익을 거두며 은행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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