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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검찰 수사 종료에도 시장 불안감 여전" [크레딧 애널의 수다]①위기는 일단락, 재발 가능성은 우려…부동산 가치, 재무적 버퍼 작용

김병윤 기자/ 김진희 기자공개 2016-10-26 16:48:13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5일 13: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 사이드와 셀 사이드의 크레딧 애널리스트 4명이 모였다. 중견 애널리스트와 주니어 연구원이 섞였다. 신구의 조합이다. 업무 영역과 업력의 차이 때문이었을까. 자본시장의 여러 화두에 어느 때보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첫번째 관심사는 4개월에 걸친 검찰 수사가 종료된 롯데그룹이었다. 그동안 호텔롯데 등 그룹 계열사들의 IPO 철회가 이어졌고, 공모채 발행이 끊기면서 자금 조달에도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롯데그룹은 2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신호탄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깊이 파고든 불안감은 쉽사리 떨쳐내기 힘들 것이라는 게 참여 크레딧 애널들의 의견이다.

A : 롯데그룹이 회사채 시장의 큰 손이다. 그만큼 시장에서의 기대감이 큰 발행사인데,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신뢰도가 많이 추락했다.

B : 롯데쇼핑(AA+, 안정적) 회사채는 그룹 이슈 후 유통이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AA급의 유통이 이 정도로 안 되는 걸 처음 목격했다.

C : 그룹 이슈가 차츰 잦아드는 것 같다. 정상화되리라는 기대감도 있다. SK그룹이나 CJ그룹 등도 모두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한창 여론에 뭇매를 맞을 때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본궤도로 복귀하곤 한다.

D :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혹여나 다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그룹 계열사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가 유통에 문제가 생기면 난감해 지기 때문에 완전히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는 시기상조다.

B : 아직까지는 롯데그룹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좀 더 확인해야 하지 않나 싶다. 계열분리나 지배구조 이슈가 있다. 긍정적인 것은 당분간 M&A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A : 과거 신동빈 회장이 '뉴롯데', '아시아 톱 10'을 강조하면서 M&A가 많았다. 재무적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상황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추가적인 M&A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회 : 이날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있다. 그룹 개혁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도 있다. 좌초된 계열사 IPO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가치는 어떻게 보나..

B : 롯데그룹의 기업가치 중 핵심은 부동산이라고 생각한다. 롯데그룹은 땅 부자로 유명하다. 알짜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상장으로 부동산이 장부가에서 시가로 평가될 경우, 기업가치는 크게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난해 10대 그룹 상장사 기준 롯데그룹은 10조 7000억 원의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부지를 매입한 현대차그룹(24조 2000억 원)과 삼성그룹(14조 1000억 원)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 잠심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부지 소유권의 75%를 보유한 롯데물산과 약 8조 원대 유형자산을 보유한 호텔롯데 등 비상장 계열사를 감안하면 롯데그룹이 가장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롯데그룹의 부동산 계열사 수는 15개로, 3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D : 한국전력의 삼성동 부지가 10조 원 했다. 롯데그룹의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 역시 상당히 높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한 평판 훼손 문제가 있지만 자산의 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

C: 롯데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은 IPO 철회 등 악재가 많았다. 그때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재무적인 측면이 신용도 방어에 큰 기여를 했다.

사회 : 앞서 롯데그룹의 M&A를 얘기했다. '부정적' 아웃룩이 달린 롯데케미칼 경우 삼성그룹 계열사를 3조 원 규모에 인수했다. 향후 신용등급 전망은 어떠한가.

A :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추가적인 M&A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재무적인 측면도 안정권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

D : '부정적' 등급전망이 달릴 때, 어두운 전망을 내놨지만 현재 수익성이 좋다. 아마도 신용평가사들은 장기적인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견해일 것이다. 하지만 재무적인 수치도 상당히 개선됐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C : 올해 4월 공모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후 개별 민평 대비+5bp에 금리가 결정됐다. 이미 한 등급 내리는 것을 가정을 하고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최근 업황이 좋아지면서 등급 하향 조정이 안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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