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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사태, 대마불사 믿음 깬 상징적 사건 [크레딧 애널의 수다]①채권시장 물리적 충격은 미미…"법정관리 후에도 청산은 없을 것"

김병윤 기자/ 김진희 기자공개 2016-09-06 08:26:00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1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월의 마지막 날, 중견급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였다. 이날 수다의 최고 화두는 단연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이었다. 국가의 기간산업을 영위하는 한진해운의 몰락에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다. 과거 정부 지원 사유로 당연히 여겨지던 기간산업 간판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데 공감했다. 향후 구조조정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 전원이 공감했다.

위기의 두 해운사,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엇갈린 상황도 화젯거리였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유동성을 공급할 자산의 보유 여부가 두 기업의 운명을 갈랐다고 봤다. 한진해운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구조조정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더라도 기간산업의 몰락을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A : 한진해운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이미 오래됐다. 이번 법정관리가 시장에 큰 영향력은 없을 것 같다. 다소 놀란 것은 기간산업의 몰락 자체가 주는 충격이다. 과거에는 기간산업이라고 하면 절대 법정관리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B :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회사의 상황도 좋지 않지만 배임·횡령·분식회계 등 다양한 부정적 이슈가 걸쳐져 있지 않나.

C :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수출입은행이 자본확충안을 보유하거나 RG 관련 손실 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다면 법정관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불똥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으로 튈 지도 염려된다. 사실 처해있는 상황이 다른데 동일한 업종 때문에 엮이곤 한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수출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여신 잔액은 12조 3923억 원에 달했다. 수출입은행은 리스크 관리가 큰 해양플랜트 등 부문별로 RG 한도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RG를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B : 과거에는 친기업 정서가 강했다. 이번 한진해운 사태가 시사하는 바는 향후 회생 가능성이 낮으면 지원을 끊겠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다. 한 마디로 산소 호흡기를 떼겠다는 의지다. 분명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국가 입장에서 부담 요소다. 수출이 많은 나라에서 자국 선박 회사가 하나 사라지는 것 아닌가. 그 물량이 고스란히 해외로 넘어가는 거다.

A : 2001년 조양상선이 파산한 뒤, 그 물량을 머스크에게 뺏긴 이력이 있다. 그런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앞서 언급했지만 기간산업이라는 부분은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상선은 2001년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4개월 만에 파산선고 받았다. 당시 국내 조양상선의 화주들이 덴마크의 머스크로 이전했고, 이는 머스크가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계기로 평가된다.)

사회 : 한진해운의 청산 얘기도 나오고 있다. 관련해서 현대상선이 재조명되고 있다.

C : 개인적으로는 청산 가치보다는 계속기업 가치가 더 높을 것이라고 본다. 단정하기 어려운 시기다.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한진해운의 청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청산 대비 TF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현대상선의 일부 우량 자산을 현대상선에서 인수하는 방안을 사전 검토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A : 과거에는 한진해운에 대한 시각이 현대상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았다. 규모나 수익성 측면에서 현대상선보다 월등히 앞선다. 그러나 배경이 전혀 달랐다. 의아하다. 두 기업이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C : 동의한다. 현대증권이 1조 2000억 원에 매각되면서 현대상선은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다. 현금이 유입된 곳과 계열사의 지원이 있어야 하는 기업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B : 과거 웅진의 경우에서 매각 자산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 경우 회사채의 현금 회수율이 70%에 달했다.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건 코웨이라는 매각 자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C : 한진해운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어둡다. 앞서 조양상선과 머스크, 기간산업 등에 대해서 언급했다. 아마도 한진해운의 자산이나 사업 관련 것들이 현대상선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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