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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만 해선 도태…'성장전략' 필수"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이영제 산은 컨설팅실장 "해외시장 개척·R&D 집약 필요"

박창현 기자/ 이윤재 기자공개 2016-08-31 08:30:57

이 기사는 2016년 08월 30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高) 리스크 시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은 최고의 미덕이 됐다. 강한 기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기업이 강한 것이라고 스스로 주문을 걸고 있다. 구조조정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고강도 구조조정 끝에 올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릴 겨를도 없이 새로운 도전 앞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구조조정의 효과는 일시적이다.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생존과 성장의 균형점을 찾아야하는 과제가 우리 기업들에게 놓여있다.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_세션3 이영제
이영제 산업은행 컨설팅실장(사진)은 30일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현재 한국 경제와 기업들은 성장 없는 내실화 한계에 봉착했다"며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성장전략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불확실한 대외 변수에 대비해 수년 간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펼쳐왔다. 그 결과 올해 유가 하락과 구조조정 효과가 맞물리면서 올해 상반기 작년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4.4%, 20.2%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업 성장 선행 지표인 매출 증가율은 0.64%에 그쳤다.

수익성 개선과 성장성 정체가 상존하는 한국 기업들의 현 상황에 대해 이 실장은 "절반의 희망"이라는 표현을 썼다. 아울러 성장 없는 내실화로는 분명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조정과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장기적인 성장 전략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전략 확보를 위해 △해외시장 개척 △연구개발(R&D) 등을 통한 시장 선도기업(First Mover) 도약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대응방안으로 제시했다.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한 판 키우기는 이제 기업들의 필수 생존 전략이 됐다.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시장 위축과 동종기업 간 경쟁 심화로 내수 중심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용 자원이 한정돼 있는 중견기업들은 여러 현실적 제약 때문에 쉽게 해외 진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 중견기업 중 수출 및 해외 진출 실적이 있는 기업 비중은 2012년 76.4%에서 작년 39.7%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중견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출액이 소폭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중견기업으로만 한정하면 더 큰 폭으로 수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중견기업들은 선별적으로 해외 진출 지역을 판단하고 시장 개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D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주문했다. 국내 중견기업의 경우, 전체 매출액에서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인 'R&D 집약도'가 1.4%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은 1.25%로 더 낮다. 기술 선진국인 독일(6%)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단순 추종(Fast Follower)형 성장 전략은 자본과 노동 생산성 저화와 제품 모방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결국 R&D 투자를 통해 시장 선도 기업(First Mover)으로 도약해야만 성장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정 고객과 지역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매출 구조를 다변화해 중장기적인 성장을 자신할 수 있는 수준의 신규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정 제품과 고객에 대한 매출 집중도가 과도하게 높으면 자연스럽게 리스크가 발생하게 된다"며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선제적으로 M&A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영제 KDB산업은행 컨설팅실장 발표 전문>

최근 기업환경은 매우 어려워졌다.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거시적인 전략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3가지 트렌드를 중점적으로 리스크 대응전략을 설명하겠다. 3대 트렌드는 이코노 트렌드와 테크 트렌드, 소시오 트렌드 등으로 나뉜다.

먼저 이코노 트렌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됐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이미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회하고 있다. 한국기업의 성장성을 상징하는 매출액 증가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테크 트렌드는 급속한 기술 발전을 따라 잡는 게 생존 필수 조건으로 자리매김 했다. 소시오 트렌드는 이미 한국이 노령화 사회에 진입했음을 알 수 있다.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별 전망을 살펴보면 전통 주력산업인 조선,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일반기계 등 5개는 4개 지표가 나쁜 수준이다. 조선은 특히 매우 나쁜 상황이고, 석유화학 정도만 보통 수준이다. 반도체와 휴대폰은 보통 수준이고, 해운도 매우 나쁜 상황이다. 건설과 디스플레이도 다소 나빠 대체로 하반기 산업 전망들은 어둡다고 생각된다.

현재 기업들이 직면한 상황을 절반의 희망이라 표현하고 싶다. 불황형 흑자를 탈피하기 위해 원가절감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성장 전략을 펴야 한다.

먼저 저성장 기조 탈피를 위해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전체 기업의 수출액 추이는 소폭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중견기업으로만 한정하면 큰 폭으로 수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선별적인 해외 진출 지역을 판단하고 시장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술 변화와 관련해서는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성장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다. 선진국인 독일과 비교하면 R&D 집약도 낮은 편이다. 이를 늘려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구 고령화 트렌드는 신규 수요 창출이 해법이다. 중견기업의 경우 주력 사업이 단일 제품 고객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등의 전략으로 수요를 확보해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성장전략으로는 턴어라운드 전략을 추천한다. 기업이 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지만 성장성이 정체됐을 때 필요한 전략이다. 180도 발상을 바꾸는 방안을 통해 매출액 속도를 증가시키거나 흑자전환이 가능하다. 저성장 고착화에 적절한 성장 전략이다. 다만 전략 실행은 위기 이전에 이뤄져야 하며 그 이후에는 성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리스크는 집중도와 유동성 리스크다. 기업을 운영하게 되면 대기업에 의존하는 사업들을 꾸릴 수밖에 없다. 제품 및 고객 면에서 집중도 리스크가 발생하는 셈이다. 일정 수준이 됐다는 판단이 서면 성장 전략을 통해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 아무리 매출액이 늘어나도 운전자본이 없으면 위기가 따르기 마련이다. 기다리면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잉여 자산이 생긴다면 적절한 시기와 가격에 맞춰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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