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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어디로]'시드릴 충격' 추가지원 부담 없나산은, 조선사 실사 거쳐 지난해 이미 인지…P-Plan시 '폭탄'

김장환 기자공개 2017-04-13 08:27:35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2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시드릴 선박 인도 지연 가능성을 이미 오래 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시점으로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시드릴로 인해 당장 내년도 자금 운용 계획에 대규모 '미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난해 중순쯤 이미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최근 확정한 대우조선해양 신규 자금 지원 규모에는 결국 시드릴 선박 인도 지연에 따른 유동성 부족분까지 모두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채권자 설득에 실패해 프리패키지드플랜(P-Plan)에 돌입하지 않는 이상 최근 우려를 사고 있는 시드릴 충격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정KPMG는 지난해 특정 조선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사 결과 시드릴의 파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수주 선박 인도가 장기간 지연될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삼정KPMG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사보고서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지난해 중순 통보했다. 올 들어 해당 조선사에 수천억 원대 유동성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회계법인이 지적했던 시드릴 파산 우려는 최근 들어 현실화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고 있다. 세계 2위 석유 시추사인 시드릴은 수년동안 지속된 저유가로 경영난을 겪어왔다. 2015년 한때 파산 위기에 휩싸였다가 이를 잘 넘겼지만 최근 현지 채권단과 채무재조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시드릴은 4일 공식 성명을 내고 채권단과 구조조정 협의가 안되면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시드릴로부터 수주한 대규모 드릴십 2척을 건조 중이다. 2018년과 2019년 순차적인 인도를 계획하고 있다. 수주 총액은 1조 3000억 원으로 이 중 4000억 원을 선수금으로 받아뒀다. 나머지 9000억 원은 인도 시점에 맞춰 받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시드릴 파산시 대우조선해양에 '제2의 소난골'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앙골라 국영선사인 소난골은 1조 원대 드릴십을 인도해가지 않아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사태를 촉발시킨 곳이다. 앙골라가 국가 차원에서 '부도' 상태에 직면해 비롯된 일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로 인해 이달 22일 만기가 돌아오는 4400억 원대 회사채를 상환할 수 없는 지경에 놓였다.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해 중순 시드릴의 파산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보면 이에 대한 대응책을 고려해 최근 자구안을 발표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앞서 지원한 4조 2000억 원대 자금 외 2조 9000억 원대 신규 자금을 대우조선해양에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시드릴 선박 인도 지연시 생길 '구멍'을 막을 자금 역시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P-Plan에 돌입할 경우다. P-Plan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이 혼재된 지원 방식으로 '채무불이행' 선언이란 점은 차이가 없다. 따라서 P-Plan은 선사들이 선수금환급요청(RG콜)을 실시할 수 있는 '트리거'가 된다. 대우조선해양에 선박을 발주해두고 경영난에 이를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선사들이 무작정 RG콜을 실시하고 버티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P-Plan에 돌입할 경우 RG콜을 실시할 만한 선박이 총 8척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소난골과 시드릴 발주 드릴십도 여기에 포함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P-Plan 실현시) RG콜이 들어올 만한 선박이 8척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RG콜 실현시 총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시드릴 역시 여기에 포함돼 있는 것은 맞다"며 "시드릴은 유가 때문에 인도가 늦어지는 것인데 실수요가 있는 곳이고, 드릴십이 정말 필요한 곳으로 파악해두고 있어 인도를 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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