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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자본관리강화 요구에 기업은행 '한숨' 특수은행 중 보통주자본 최저…유증·배당축소 카드는 기재부 눈치

원충희 기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7-06-19 08:30: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6일 08: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이 금융감독원의 자본관리 강화 요구에 남몰래 한숨 쉬고 있다. 유상증자, 배당축소 등 가장 효과적인 보통주자본 확충수단은 대주주(51.8%) 기획재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데다 금감원 요구대로 수익구조 개선 등을 하자니 여건이 녹록지 않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기업은행의 경영현황을 들여다보고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기은 주주
*2017.03 기준
유상증자, 배당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마련해 이행하고 있으나 국책은행 특성상 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들 위주로 짜여있다는 것이다. 은행이 주도적으로 추진할만한 자본관리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금감원 특수은행국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자본비율이 당장 문제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정부의 증자여력이 부족할 때를 대비해 선제적 대응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며 "수익구조를 개선한다거나 여신자산을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식으로 은행 주도의 자본관리계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 3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9.61%로 특수은행 평균(11.4%)에 미달하고 있다. 5대 특수은행(산업·수출입·기업·농협·수협) 중에서 유일하게 한 자릿수다. 이것도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이 대손준비금을 보통주자본으로 인정토록 감독규정을 개정한 덕분에 오른 수치다.

다만 2019년까지 준수해야 할 바젤Ⅲ 최소준수자본비율 7~9.5%는 웃돌고 있다. '시스템적 중요은행(D-SIB)'의 경우 8~10.5% 수준을 요구하고 있으나 기업은행은 D-SIB에 속하지 않는다.

숫자만 보면 금감원의 지적이 타당해 보이지만 기업은행 속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금감원의 지적대로 수익제고 및 여신자산 관리 등을 통한 자본적정성 강화가 가장 모범적인 답안이다. 그러나 국책은행 특성상 수익을 많이 내면 '중소기업 상대로 이자놀이 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맞을 수 있다. 국책은행 및 자회사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적정이익 수준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기업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좁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여신자산은 대부분 중소기업 대출이다. 여신을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것은 그만큼 중소기업 대출 회수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문제는 경기 악화로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라고 주문하는 상황에서 대출을 죄기 어렵다. 오히려 매년 중기대출을 늘리는 등 위험가중자산 관리가 쉽지 않다.

가장 효과적인 자본확충 수단인 유상증자와 배당축소를 빼고 자본관리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셈이다. 결국 자본확충을 위해 대주주인 기재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 위험가중자산 관리계획 또한 마찬가지다. 기재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은

지난 5년간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 원 안팎에서 정체돼 있는 반면 배당성향은 해마다 높아져 2016년에는 30%를 넘었다. 정부출자기관의 배당성향을 2020년까지 40%로 확대한다는 정책이 유지되면 기업은행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기재부가 2013년부터 400억~500억 원 규모로 매해 증자를 해주지만 배당규모(2000억~3000억 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기업은행 측은 "유증과 배당축소 외에는 크게 자본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없고 나머지는 부수적인 수단"이라며 "정부 예산이 부족해 유증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통주자본 확충을 위해 이익잉여금을 늘려야 하는데 금감원 요구를 듣자니 기재부와의 협상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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