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소유와 경영이 한 몸' 아쉬움 없는 오너家 [지주사 폭탄 사조그룹]②직·간접 지배+이사회 장악, 3세 승계도 마무리

박창현 기자공개 2017-07-10 07:55:00

[편집자주]

지주회사 전환은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진다. 많은 기업들이 지주사를 승계 히든카드로 활용하는 이유다. 하지만 사조그룹은 예외다. 이미 3세 지배력이 상당하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소유구조 탓에 지분 해소 비용도 부담이다. 실익이 전혀 없다. 사조그룹 지주사 강제전환의 배경과 영향, 향후 움직임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5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회사 전환의 주된 목적은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다. 통상 지주사 밑으로 사업회사들을 도열시키고, 오너 일가는 이 지주사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그룹 전체를 장악한다. 하지만 사조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야할 가장 큰 동기가 없다. 이미 거미줄 소유구조로 탄탄하게 지배력을 갖추고 있고, 이사회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3세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사조그룹은 상호 출자와 순환 출자를 적절하게 활용해 완벽한 오너십 지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오너 일가인 주진우 회장과 장남 주지홍 상무가 개인 지분을 확보해 지배력 황금비율을 맞추고 있다.

오너일가는 우선 그룹 지주사인 사조시스템즈 지분을 53.4%나 보유하고 있다. 사조시스템즈는 다시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을 지배한다. 사조산업은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알짜 그룹사인 사조해표와 사조대림, 사조씨푸드의 핵심 주주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오너일가→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된 상태다.

이 큰 토대 위에 '계열사 공동 출자'라는 특징이 더해진다. 사조그룹은 계열사간 출자 거래가 자유로웠던 시기에 설립된 기업들이 많아 상호 출자와 공동 출자 사례가 유독 많다. 당장 그룹 지주사인 사조시스템즈와 사조산업도 상호 출자 고리로 연결돼 있다. 또 사조시스템즈 주주로 사조해표와 사조화인코리아 등 그룹사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사조그룹

사조산업과 사조해표, 사조대림, 사조씨앤씨, 우리들, 사조바이오피드, 사조화인코리아, 사조팜스, 사조동아원(한국제분 합병 후 기준) 등 주요 계열사들은 공통적으로 둘 이상의 그룹사들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사조 계열사들 주주 명부가 유독 복잡한 이유다. 가장 대표적으로 사조해표는 계열사 주주가 7곳이나 된다.

또 오너일가가 직접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작은 빈틈까지 메웠다. 사조그룹 6개 상장사 기준으로 주 회장 부자가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곳은 사조씨푸드 단 한 곳 뿐이다. 그룹 핵심인 사조산업 지분을 20% 가까이 함께 보유하고 있고, 사조해표와 사조대림, 사조오양 지분도 고루 들고 있다. 작년에 인수한 사조동아원은 현재까지는 보유 지분이 없지만, 올해 한국제분과의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5% 이상의 지분을 새롭게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일가 직접 보유 지분율이 높고 계열사간 출자 거래가 많은 탓에 사조그룹은 흡사 거미줄 모양의 지배구조 형태를 갖추고 있다. 연계 수준이 높은 지배구조는 상호 간에 경영권 안전판 역할을 하고, 공동 투자 시 재무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확실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출자 비율을 나누고, 투자 후 관할 계열사를 정하는 등의 합의된 의사결정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다.

사조그룹
*주지홍 상무 보유 사조동아원 주식수는 올해 한국제분 합병 후 예상 취득 물량 기재.

전문가들은 오너일가가 주요 계열사 이사회를 완벽하게 장악하면서 총괄 경영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진우 회장과 주지홍 상무는 다수 계열사의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주진우 회장은 사조산업과 사조대림, 사조해표,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사조동아원 등 6개 상장사의 등기임원을 모두 맡고 있다. 다만 상근 근무는 사조산업 한 곳에서만 하고 있다. 적통후계자인 주 상무는 사조산업을 제외한 5개 계열사의 이사회 일원이다. 사조대림과 사조해표,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등 식품 관련 계열사에서는 상근 근무를 하고 있다. 직책은 총괄 본부장이다.

사조그룹은 완벽하게 소유와 경영이 일원화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지주사 체제를 유지해야 할 명분과 실익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3세 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점도 현상 유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주 회장은 작년까지 주 상무 소유의 사조시스템즈에 사조산업 지분 15%를 넘겼다. 그 결과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 최대주주에 등극했고, 자연스럽게 주 상무가 사조산업과 더 나아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따라서 주 상무가 사조시스템즈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거나,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분을 늘리는 거래 외에는 별다른 조치가 필요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조그룹은 오너 직접 출자와 상호-순환 출자 등을 통해 물샐 틈 없는 오너십 지배구조를 만들었다"며 "정부 규제와 같은 강력한 외부 변수가 있지 않은 한 이 같은 구도를 깨는 선택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