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가파른 성장 '구조조정·가입대상' 확대로 뭉칫돈 [퇴직연금시장 제도별 분석] 평균수익률 2%대 중반…신영증권 6% 업계 최고
김슬기 기자공개 2018-02-01 11:11:04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0일 12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은 은행 및 대기업의 구조조정 영향과 가입대상 확대 등으로 인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특히 IRP 시장은 전년대비 30% 가량의 증가율을 보였다.IRP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KB국민은행은 1년 간 6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KB국민은행 IRP 운용 수익률은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평균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내 아쉬움을 남겼다.
이미 퇴직연금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SH수협은행은 기존의 가지고 있던 IRP 적립금 운용에서 손을 떼면서 전체 사업자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를 제외하고는 광주은행이 1% 초반대의 수익을 내면서 업계 최하위에 위치했다. 전반적으로 시중은행들의 수익률이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IRP 시장 30% 성장…상반기 '구조조정'·하반기 '가입대상 확대' 영향
30일 더벨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2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을 분석한 결과 2017년 IRP 총 적립금은 16조 1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12조 4114억원)과 비교했을 때 30%(3조 7153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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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퇴직연금 시장이 15%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IRP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랐다고 볼 수 있다. 전체 시장(167조 6044억원) 중 IRP가 차지하는 비중도 9.6%로 전년대비 1.1%포인트 확대됐다.
지난해 IRP 시장이 확대된 데에는 대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 영향과 작년 7월부터 시행된 IRP 가입대상 확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2016년에 진행된 현대중공업, KB국민은행 등 구조조정으로 인해 2017년 IRP 계좌에 뭉칫돈이 들어왔다"면서도 "하반기 IRP 가입대상 확대, 세액공제 등이 맞물려서 자금 유입세가 컸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퇴직연금가입자나 퇴직자가 IRP에 가입할 수 있었다면 작년 7월부터는 자영업자·전문직·공무원·교사 등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로 가입대상이 확대됐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IRP 자산관리 및 운용관리 수수료를 폐지하거나 수수료를 낮추는 작업을 단행하기도 했다.
또 IRP를 가입할 경우 연금저축을 포함해 연간 700만원까지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연말 정산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의 유입세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사업자별로 보면 IRP 시장 강자인 KB국민은행이 2017년 1년 동안 5998억원(27%)의 자금을 모으면서 규모를 2조 8129억원까지 늘렸다. KB국민은행의 IRP 시장점유율은 17.4%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적립금을 많이 모았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5017억(28.5%)을 끌어모으며 2조 2595억원까지 규모를 확대했다.
보험업권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각각 3561억원(179%), 2491억원(292%)을 늘리면서 각각 554억원, 3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권에서 가장 몸집을 크게 늘린 곳은 미래에셋대우였다. 미래에셋대우(9511억원)는 2017년 1832억원 IRP 적립금을 늘려 적립금 규모 1조원 대를 넘보고 있다.
대부분의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IRP 적립금을 늘렸으나 한화생명(-125억원), 하이투자증권(-44억원), 동양생명(-30억원), 현대라이프생명(-20억원) 등은 역성장했다. IRP시장 내에서 0~1%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사업자들은 IRP 사업에 거의 힘을 싣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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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P 1년 수익률 2.46%…은행업권 수익률 저조 '어쩌나'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2017년 IRP 1년 수익률(단순평균)은 2.46%를 기록했다. 이는 DB(1.48%)보다는 높지만 DC(3.02%) 수익률 보다는 낮은 성적이다. 원리금보장상품이 1.49%, 비원리금보장상품이 6.43%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IRP사업자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은 낸 곳은 신영증권으로 전체 운용수익률 6%를 기록했다. 신영증권은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은 1.4%에 불과했다. 하지만 비원리금보장상품에서 6.34%의 수익을 내면서 높은 성과를 냈다. 다만 신영증권의 적립금 규모는 348억원으로 시장점유율이 0.15%에 불과하다.
사업을 접은 SH수협은행은 수익률이 마이너스(-) 0.25%를 기록해 사업자 중 가장 성적이 저조했다. 다만 적립금 5억원이 2017년에 정리된데 따른 것으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를 제외하면 광주은행과 제주은행이 각각 1.11%, 1.14%를 기록해 하위권에 머물렀다.
IRP적립금 규모가 쏠려있는 은행업권의 경우 대체적으로 원리금보장상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수익률 순위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그나마 시중은행 중에서 성적이 나은 신한은행도 수익률이 2%를 기록해 전체 평균에 못 미쳤다. IRP 시장 1위 사업자인 KB국민은행은 1.95%를 기록하는데 그치면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KEB하나은행(1.7%), 우리은행(1.6%), NH농협은행(1.57%), IBK기업은행(1.33%) 등으로 상위 사업자 모두 낮은 성적을 냈다.
실질적인 운용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비원리금보장상품의 경우 모든 사업자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자금이 큰 폭으로 유입된 손보사들의 성적이 좋았다는 점이다. 전체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KB손해보험으로 8.92%였고 삼성화재 역시 8.25%의 수익을 내 전체 3위를 차지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8.84%)의 성적이 가장 우수했고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7.72%)이 뛰어난 성과를 냈다. 반면 한화손해보험은 원리금비보장상품에서 0.16%의 수익을 내며 업계 꼴찌를 기록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현대차투자증권이 3.85%, 은행 중에서는 SH수협은행과 제주은행이 각각 4.49%, 4.66%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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