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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M&A]사전 수요조사에 금융지주사만 참여한 이유MBK, 자금조달 용이한 금융그룹 중심 접촉

김장환 기자공개 2018-03-09 15:18:2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9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 전환 지연으로 ING생명 인수 대상 후보에서 아예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보험사 매물이 나오자 국내 굴지 은행들이 앞다퉈 인수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은 매각 측으로부터 그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데이터룸을 열고 국내외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한 예비실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선두로 이를 실시했고 KB금융지주 등을 비롯해 외국계 업체들이 여기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데이터룸 실사를 진행하기 전 국내 다양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태핑) 절차를 거쳤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이 그 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시중은행 금융지주사 대다수가 여기에 포함됐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그 기회를 얻지 못했다. MBK파트너스가 우리은행은 인수 자격이 현실적으로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도 인수 후보로 검토를 했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해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측 관계자도 "우리는 MBK파트너스와 사전에 (ING생명 인수 제의를)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인수 후보에서 국내 4대 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을 처음부터 제외한건 지주사 제체 전환 지연으로 인수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수조원대 달하는 매물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낮다. 조달 비용을 낮추기가 어렵다는 점에서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 전환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자기자본비율 상승폭은 1.5%포인트 정도다. 자기자본비율이 이처럼 오르게 되면 시장 조달 금리를 0.2%포인트 가량 줄일 수 있게 된다. 해외채권 조달금리 역시 낮아지는 등 M&A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은행 유보금을 사용하지 않고 외부 차입을 통한 M&A 비용 조달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지닌다. 계열사 동원 없이 지주사 차원에서 자체적인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지주사가 ING생명 인수가로 거론되고 있는 3조원대 자금을 외부에서 상당수 끌어온다고 해도 은행 자체의 재무건전성은 지켜낼 수 있게 된다.

결국 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 전환이 언제쯤 이뤄질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여서 공격적 M&A 전략 역시 펼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서둘러 단행한 후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선제 조건을 성사시키지 못해 이 역시 장기간 어려워 보인다. 매각 측이 ING생명 인수 후보자에서 우리은행을 제외한 이유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체제 전환은 2016년 말부터 추진해왔던 사안이다. 지난해 들어서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매각심사소위원회가 꾸려지면서 지주사 전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점쳐졌다. 예금보험공사가 들고 있는 우리은행 잔여지분(약 18.5%) 매각이 마침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를 선제적으로 실현해야만 우리은행의 지주사 체제 전환도 수월해진다.

하지만 지난해 말 체용비리 논란에 휩싸이고 행장 퇴진 사태까지 겪으면서 우리은행 지주사 체제 전환 절차는 '올스톱' 됐다. 혐의에 연루된 임직원 5명을 비롯해 이광구 전 행장마저도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이유로 이 전 행장이 퇴진하는 등 한바탕 혼란을 겪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내에 지주사 체제 전환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내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에 그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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