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회계논란, '현대모비스'와 다른 점은 2015년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사 전환…지배력 상실 후 반영
원충희 기자공개 2018-06-14 16:18:52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2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이 화두가 된 가운데 현대모비스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회계논란의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5년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미리 전환해 기업가치를 부풀렸냐는 것인데 현대모비스 역시 같은 시기에 종속기업 현대라이프생명을 관계기업으로 바꿨다.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이 예상됨에 따라 지분변동 전에 선반영한 것과 달리 현대모비스의 경우 현대라이프 지배력 상실을 예상했음에도 지분변동 후 처리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5년 사업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종속회사였던 현대라이프를 관계회사로 전환했다. 대만 푸본생명이 그해 12월 7일 현대라이프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따라 58.94%였던 지분율이 30.28%로 하락,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당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현대라이프를 연결재무제표에서 제외하고 처분이익 97억5300만원을 인식했다. 이 같은 회계변경으로 인해 현대모비스의 자산총계는 2014년 대비 1조 3371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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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관계자는 "연결재무제표 국제회계기준(IFRS10)에서 종속·관계회사 판단기준은 '지배력'인데 보통 의결권지분이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지배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회계상으로는 종속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재매입하는 것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외형(연결기준 총자산)은 감소하는 반면 주식처분이익이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슷하다. 같은 시기인 2015년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종속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해 지분법을 적용, 3000억원이었던 지분가치가 4조8000억원으로 뛰었다. 지분평가이익 덕분에 적자기업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흑자기업이 됐다.
다만 회계반영 시점에 대해선 두 회사는 차이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대 주주인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의사를 밝혀오면서 회계처리를 변경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지분율이 5.39%에서 '50%-1주'까지 늘어나 공동경영 형태가 됨에 따라 지배력 상실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2015년 하반기에 바이오젠이 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레터(letter)를 송부해 왔다고 밝혔다. 콜옵션 행사기한은 올해 6월까지다.
쉽게 말해 지배력 상실 가능성을 미래지향적으로 회계장부에 선반영한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문제 삼은 부분도 여기에 있다. 콜옵션 행사기한이 이달 말인데 그보다 2년 6개월 앞선 2015년 말에 미리 반영한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분율 변동, 주주 간 계약 행사 등 직접적인 '액션'이 없고 예상만으로 회계기준을 바꾼 것은 고의적인 분식이라는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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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의 경우 2015년 6월 현대라이프 제3자배정 유증을 결정할 당시 지배력 상실을 예상했으나 곧바로 관계회사로 전환하지 않았다. 당해 반기보고서(2015년 6월 말)에는 "당사의 주요 종속기업인 현대라이프생명보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함에 따라 유증 완료시점에 지배력 상실이 예상되므로 관련된 자산, 부채 및 자본을 매각예정 표시했으며 손익은 중단영업손익으로 분류했다"고 기재됐다. 3분기 보고서(2015년 9월 말)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가 현대라이프를 연결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2015년 결산 사업보고서부터다. 유증일자가 2015년 12월 7일인 점을 감안하면 지분변동 후에 회계처리를 바꾼 셈이다.
회계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는 현대라이프 유증 결정과 시행이 2015년 내에 이뤄졌기 때문에 사후 회계처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와 달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콜옵션이 쟁점인데 IFRS10에서 지배력을 평가할 때 '잠재적 의결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보니 현대모비스와 다르게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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